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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따, 사표를 쓸뻔하다.

펭찐 2022. 10. 25.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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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정말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날인 것 같다.

도움을 구할 사람도,

하소연을 할 친구도,

연락을 할 상대도 아무도 없어서 더욱 심란하다.

 

어제처럼 오늘도 역시 하루 종일 디자인 개발을 하고 있었다.

현재 프로젝트에 사용될 웹 페이지를 구현하고 있었다.

문제는 나는 이쪽 계통을 전혀 모른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나는 디자인의 디귿도 모르는 디자인과 거리가 매우 먼 디알못 찐따다.

그런데 이것을 프로그래밍해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나에게 굉장한 부담감과 스트레스가 되었다.

 

그래서 처음 설계단계에서 분명히 이런 일이 있을 줄 알고

설계를 할 당시에 일부러 단순한 요소들만을 배치하였는데...

문제는 디자이너가 바라보는 시각과 일반인이 바라보는 시각은 다르다는 것이다.

그래서 디자이너분께 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구현을 하는 과정에서

나는 굉장한 부담감과 스트레스를 받았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 디자인 자료가 아직 완료되지 않은 상태라는 것이다.

즉, 내가 구현해야 할 페이지가 훨씬 더 많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기간은 분명 이번 달 말까지로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산 넘어 산이라는 표현은 이럴 때 쓰는 말인 것 같다.

 

대표님께서 나의 작업 진행 과정과 진척률을 보고 난 뒤에

나에게 넌지시 물었다.

"흔찐씨, 뭐가 잘 안 되고 있나요?"

나는 지금 하고 있는 작업이 잘 안 되고 있다고 보고를 드렸고,

실제 화면에서 어떤 식으로 보이는지 대표님께 확인시켜드렸다.

그래서 대표님은 디자이너분께 연락을 드렸다.

"그, 디자인한 것 중에서...

그 부분은 구현할 때 기능적으로 안 되는 부분 아닌지 확인 좀 해줄 수 있나?"

"아뇨, 가능합니다. 개발하고 계신 분이 못 하시는 것 같은데..."

기능적으로 안 되는 부분도 있었고, 가능하지만 내가 못 하는 부분도 있었다.

그래서 나는 굉장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꾸역꾸역 어떻게든 완성시키고자 하였지만...

참을 대로 참은 나는 결국 폭발하기에 이르렀다.

 

서버 쪽 기능 구현은 테스트 과정만 거치면 전부 완료가 된 상태다.

주말에는 계속 쉬고 싶었으나...

결국 워킹홀릭에 빠진 나는 주말에도 잠시 일을 하였다...

주말 동안에 따로 결제 서비스도 연동시켜놓은 상태라서 결제 기능도 테스트해봤다.

즉, 기능이 잘 되는 것을 확인한 나는 계속 디자인과 씨름을 하고 있던 것이다.

주말을 포함해서 나흘 동안 페이지 하나조차 완성하지 못한 상태다.

나에게는 너무나도 버거운 작업이다.

게다가 도와주는 사람이 한 명도 없으니 더욱 스트레스가 심해졌다.

그래서 나는 폭발하였다.

 

퇴근을 하고 난 뒤에 나는 대표님께 통화를 하기로 결심했다.

'오늘... 일 못 하겠다고 말하고... 정 안 되면 때려치워야겠다.'

마음속으로 사표 던질 각오를 하고 통화를 하였다.

조금 뒤에 통화가 연결이 되었고,

지금 하는 파트는 도저히 나랑 맞지 않는 것 같다고 이야기하였다.

그래도 만약 계속해야 한다는 대답이 돌아온다면,

그때는 정말로 때려치울 생각이었다.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는 근무환경이라던가 회사 사람들 모두 좋다.

그러나 지금 하는 일은 내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힘들다.

솔직히 말해서 내가 지금 다니고 있는 곳보다

근무환경이 더 좋은 곳을 찾아보라고 한다면,

또다시 찾을 자신은 없다고 생각이 들 정도다.

애당초 나 같은 고졸 찐따가 취직을 한 것 그 자체만으로도

매우 감지덕지하다는 마음은 변치 않았다.

그럼에도 감당하기 어려운 일인 것 또한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이사 및 입주하면서 들어간 돈도 생각을 안 할 수도 없다.

그래서 굉장히 망설여졌고, 상당한 고뇌에 빠졌었다.

그러나 이 모든 상황을 고려해봐도... 너무 하기 싫다.

'애초에 나는 죽기 위한 돈만 마련이 되면 그만인데...'

그렇게 시작한 사회 진출이었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절실함의 문제는 그렇다 쳐도 과연 내가 이 일이 맞는 건지부터가 의심스럽다.

속는 셈 치고 하기 시작했지만, 처음 기획했을 때부터 만만찮았다.

게다가 지금 하고 있는 프로젝트만 해서 되는 일도 아니다.

또 다른 프로젝트도 잡혀있기 때문이다.

즉, 지금 하고 있는 프로젝트만 하고 있을 상황도 아니라는 뜻이다.

이렇게 쓰고 보니 뭔가 할 일이 많은 것 같아 보이지만, 그렇지도 않다.

단지 당장 해야 할 일, 즉 디자인 하기가 빠듯할 뿐이다.

 

살면서 하고 있는 일 때문에 이렇게 하기 싫고

당장이라도 때려치우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은 난생처음이다.

학창 시절에는 학교 가기 싫었던 가장 큰 이유가 사람 때문이었다.

학교에서 공부 안 한다고 누가 터치하는 사람도 없었고,

성적이 안 나와도 그때만 잔소리 듣고 끝이었기 때문이다.

가기 싫은 이유는 반 애들한테 단체로 고로시 당하고 처맞는 게 싫었을 뿐이다.

근데 사회인이 된 지금은 다르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항상 사람이 가장 경계 대상인 것은 변함이 없다.

그러나 일 때문에 이렇게 고생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일 때문에 싫었던 적은 없었는데...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사회인이 되고 나니까 쉽게 포기하고 싶어도 마음에 걸리는 부분들이 많다.

여기저기 돈이 나가는 곳이 생겨서 그런 것도 있고,

과거, 백수 시절로 다시 돌아가서 지내야 한다는 압박감도 든다...

 

아무튼, 나는 연락을 드렸고,

지금 하고 있는 디자인은 나랑 안 맞는 일인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도저히 못해먹겠다고 이야기를 드렸다.

그랬더니 그저 웃으시며 내일 이야기하고, 좀 쉬라고 말씀하셨다.

오늘 당장 사표를 던질 생각까지 하고 있었지만...

일단 내일 상황을 지켜보고 결정을 내려야 할 것 같다.

만약 일을 그만두게 된다면...

나는 쉬운 일 처리 하나조차 못 하는 글러먹은 찐따인 것이

다시 한번 입증되는 셈이므로...

미뤄두었던 죽음을 앞당겨야 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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