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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따, 프로젝트 기획을 하다.

펭찐 2022. 10. 6.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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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프로젝트 기획을 하였다.

모든 일들이 낯설기만 하고 해 본 적 없는 일이라서 힘들다.

 

프로그래밍 공부를 열심히 하고 난 뒤에

이제야 간신히 대략적인 구조를 파악해서

할당받은 프로젝트 코드를 보며 코드를 분석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무슨 기획이라니.

 

근데 업무 절차상으로 따지면 너무 당연한 상식이다.

개발하기 전에 기획을 먼저 하고 난 뒤에 개발을 하는 것이 맞는다.

그래서 받은 프로젝트 코드는 샘플 코드였고,

그것을 우선적으로 파악이 가능한 수준까지는 되어야

비로소 프로젝트를 개발하는데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일단은 먼저 프로그래밍 책을 열심히 뒤져보면서 공부하고 있던 것이다.

주변 사람들 눈치를 말 그대로 "존나" 보면서 말이다.

 

문제는 이 프로젝트 기획 업무를 받은 것이 어제였는데,

내일까지 완료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나에게 상당한 압박감이 되고 있고,

'진짜 급하긴 급한가 보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애초에 나 같은 고졸 찐따에게 프로젝트 투입이라니.

고양이 손이라도 빌려야 한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 말인가 싶다.

 

어제 기획한 뇌피셜을 화면에 띄워놓고 대표님께 설명하였다.

뭐, 어디까지나 여러 명이 참석하는 그런 회의도 아니거니와,

사회생활을 하면서 사람들과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는,

이른바 비정적 커뮤니케이션도 아니고

공적인 자리에서 하는 비즈니스적인 정적 커뮤니케이션이기에

어찌어찌하며 얼버무리면서 넘어갈 수 있었다.

 

프레젠테이션을 보고 계신 대표님의 표정이 좋아 보이지 않으셨다.

"흔찐씨는 기획해본 적 없나요?"

나는 기획은커녕 프로젝트는 해본 적 없다고 했다.

뭐... 기획이라고 할 수 있을는지 모르겠으나,

나는 매일 죽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죽음에 대한 기획이라고 치면 기획이 되겠지만,

당연히 이것을 가지고 기획해봤다고 한다면 개소리다.

 

고로 대표님도 이해한다고 말씀하셨다.

기획이라는 게 하루 이틀 한다고 되는 일도 아니고,

갑작스레 정신없이 투입된 프로젝트라서 그런 것 같다.

그래서 차분히 설명하고 어떻게 기획을 해야 하는지

큰 틀에서 설명을 해주시면서 책을 몇 권 주셨다.

책을 보자마자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책... 또다시 전문 서적이라니... 무리 데스요...'

속으로 한숨이 절로 나왔지만, 뭐 별 수 있겠는가.

상명하복. 까라면 까야한다.

그것이 사회라는 곳이다.

뭐... 긍정적으로 좋게 생각해본다면,

고졸 찐따인 나에게 이 정도가 어디겠는가.

 

대표님께서 나에게 책을 건네고 난 후, 나에게 말씀하셨다.

"흔찐씨, 먼저 기획하기 전에

흔찐씨가 잘하시는 '문서에 쭉 풀어서 적는 것'을 해보세요.

그런 다음에 PPT에 큰 틀에 대한 구조를 만들어서 정리해보는 겁니다."

 

나에게 이렇게 말씀하시는 데에는 사연이 있다.

면접을 봤던 당시의 일로 넘어가서 그에 대한 썰을 풀어야 하는데,

이 일을 설명하려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일단 넘어가고자 한다.

뭐... 이 일에 대한 간단한 썰을 잠시 풀어보자면,

면접 당시에 대표님께서 나의 이력서에 대한 후기(?)를 말씀하셨다.

"흔찐씨의 이력서가 정말 재밌었고 감명 깊었어요.

문학 소설을 많이 읽으시나 보네요."

그래서 내가 처음 부서를 배정받기 전,

그때 그 이력서 해프닝 때문에 먼저 문서 작업에 투입시켰던 것이었다.

근데 서류 작업을 하는 동안에 이상하게 내가 일을 너무 빨리 끝내는 것 같아

대표님께서 뭔가 의아해하셨다.

결국에는 내가 프로그래밍을 해서 다 자동완성을 시켜버린다는 것을 알게 되셨고,

'IT 개발부서 생긴 지도 얼마 되지도 않았고, 사람도 필요한데 마침 잘됐다.'

라고 생각을 하셔서 나를 그쪽 부서로 배정시키셨던 것이다.

 

역시 사회에서는 뭐든지 중간이 중요한 법이다.

나름 티 안 나게 일을 한다고 한 것이었는데도

결국은 일이 이렇게 되었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IT 개발부서에서 프로젝트 기획안을 작성하고 있다.

하루아침만에 계속 너무나도 많은 것들이 바뀌어버린다.

과연 이게 인생이 맞는 것인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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