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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따, 직장을 그만둘 위기를 넘기다.

펭찐 2022. 10. 26.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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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사표를 던질까 굉장히 많은 고민을 했다.

하고 있는 일이 나에게는 너무 힘들었고,

익숙하지 않았기에 부담감이 크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대표님께서는 어제 통화를 하면서

오늘 만나서 다시 이야기하자고 말씀하셨다.

 

나는 근심에 빠진 채 잘 준비를 하였다.

멍하니 천장을 보면서 계산을 하기 시작했다.

일을 그만두게 된다면 들어간 비용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고,

청구해야 할 곳이 따로 있는지 생각하면서 말이다.

'어쩌다가 이렇게까지 된 걸까...'

필생즉사, 필사즉생이라는 고사성어가 떠올랐다.

마음먹고 죽고자 하니 결국은 할 일이 생겼고,

할 일이 생기니까 그대로 살아가고 있다.

'그래, 내일... 내일 앞으로의 운명이 결정이 되겠지...'

이렇게 생각을 한 뒤에 고민에 빠진 나는 뒤척이다가

어떻게든 겨우 간신히 잠에 들었다.

 

아침이 되었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시끄러운 알람 소리가 나를 깨운다.

'드디어... 오늘이구나...'

멍하니 거울을 보며 양치질을 하고 어떻게 이야기를 드려야 할지 고민했다.

어제 통화를 하면서 도저히 못 해 먹겠다고 미리 이야기는 했기에,

이제 그대로 그만두어야 하는 건지 고민했다.

나는 정신없이 출근할 준비를 마치고 사무실로 향했다.

 

역시나 내가 가장 먼저 도착해서 잠겨있는 사무실 문을 연다.

그리고는 컴퓨터를 세팅하였고, 업무용 메신저를 확인했다.

메신저에는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어떻게 처리를 할 것인지

어제 대표님께서 발송했던 상태였다.

퍼블리싱하는 작업을 퍼블리셔에게 외주를 맡겨 처리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일단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해야 하는 귀찮은 작업은 당장 해결된 셈이다.

 

그리고 메신저에는 내가 계속하고 있던 기능 구현을 하고 있으라는 내용도 있었다.

'그럼... 그만두지 않아도 되는 건가...?'

천만다행이었다.

나는 지시받은 대로 우선 내가 해야 할 일을 열심히 하고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조금 흘렀을까.

갑자기 무슨 소리가 들렸다.

대표님께서 이미 출근을 하셨고, 나를 부르고 계셨다.

애니 노래를 들으며 작업에 열중하다 보니 오신지 몰랐었다.

나는 급하게 인사를 드린 후, 대표님께 어제와 같은 이야기를 했다.

대표님께서 웃으시며 말씀하셨다.

"하하, 흔찐씨, 제가 부담 갖지 말라고 그랬잖아요.

흔찐씨가 프로젝트를 하면서 어느 정도 역량이 되는지 체크를 하는 과정이에요.

잘 안 되는 부분이라든가, 힘들거나 어려운 부분이 있으면

지금처럼 언제든지 이야기를 해주면 됩니다.

그러면 그 부분에 대해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면 되는 거죠.

뭐, 그래서... 흔찐씨가 원래 하고 있던 일 계속하면 될 것 같고...

만드느라 고생하셨어요."

 

나는 대표님께 역량이 부족해서 죄송하다는 말과

이해해주셔서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전했다.

"그런 말 할 필요 없어요, 흔찐씨.

처음이니까 당연한 거예요.

제가 일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봤기 때문에 알고 있어요.

각자 할 수 있는 일이 있는 거예요."

나는 혼나거나 깨지거나 둘 중 하나일 줄만 알았는데...

오히려 당연하다고 말씀을 해주시니까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역시 내가 다니고 있는 곳은 일 때문에 힘들지,

적어도 사람 때문에 힘들지는 않다.

일부러 업무 환경이 좋은 곳으로 면접을 봤기 때문에

그러한 선택을 한 것이 참으로 현명한 판단이었다고 생각이 들었다.

 

필생즉사, 필사즉생이라는 고사성어가 다시금 떠올랐다.

그만두게 된다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이른바 남는 것 없이 손해만 보고 미래가 암담했는데...

그런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정말로 그만둘 각오를 하면서까지

많은 고민 끝에 이야기를 드렸다.

되려 일이 잘 풀려서 참으로 다행이었다.

결국 사회생활이라는 것은 소통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오늘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피드백을 받으면서

프로젝트 설계를 하고 개발을 진행하고 있었다.

차후의 원활한 형상 관리와 유지보수를 위해서

프로그램 코드들을 좀 더 세분화시켜서 나누는 작업을 했다.

이것 역시 배워야 할 부분들이 아직 굉장히 많긴 하지만,

적어도 디자인을 하면서 삽질을 하고 있던 때보다는 훨씬 양반이다.

 

그렇게 오늘은 위기를 어떻게든 넘겼다.

하루하루가 매일 외줄 타기를 하는 기분이다.

부서를 새로 배정을 받은 뒤로

단 하루라도 긴장을 안 할 수가 없는 것 같다.

퇴근하면서도 역시 애니 노래를 들으며 심란한 마음을 달랬다.

'과연...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앞으로의 운명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를 것이다.

그저 무사안일하게 되기를 비는 방법밖에는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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