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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따의 불금

펭찐 2022. 10. 21.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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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불금이다.

그래서 그런지 어제 설레는 마음에 잠이 오지 않았다.

'드디어... 드디어 내일 쉬는 날이구나...'

하루 종일 뒤척이다가 애니를 보며 간신히 잠에 들었다.

 

그리고... 드디어 오늘이 되었다.

시끄러운 알람 소리가 나를 억지로 잠에서 깨운다.

평소 같았으면 빈둥대면서 눈을 비비며 슬슬 일어났지만,

어제는 외근을 위해 일부러 지각을 했기 때문에 핀잔을 들어서

어제와는 달리 오늘은 알람 소리가 울리고 곧바로 칼같이 일어났다.

무엇보다도 오늘만 일을 하고 나면 주말을 포함하여 3일...

즉 사흘 동안 편히 쉴 수 있다.

왜냐하면 나는 주중 하루는 재택근무를 하기로 하였고,

그날을 월요일로 정해서 재택근무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재택근무라고 해서 아무 일도 안 하면서 마냥 쉴 수는 없지만,

적어도 늦잠은 잘 수 있기 때문에 쉬는 날처럼 편하기 때문이다.

 

나는 애니 노래를 들으며 출근길을 만끽하였다.

금요일이라서 그런지 매우 마음이 들떠있는 상태였다.

'오늘만 버티면... 사흘 동안 쉴 수 있어...!'

그렇게 기쁜 마음으로 나는 사무실에 도착하였고,

잠겨 있는 사무실 문을 열고난 뒤에 컴퓨터를 세팅하였다.

'음... 당최 뭐부터 손을 대야 할지...'

역시나 오늘도 프로그래밍 작업을 하면서 타이핑을 하기 시작했다.

계속 앉아서 타이핑을 하고 있으니까 머리가 아파왔다.

어차피 오전에는 아무도 없어서 잠시 바람 좀 쐬러 갈 겸,

머리를 식히러 밖으로 나오려고 하였다.

그러자 사무실 앞에서 대표님과 마주쳤다.

"오, 흔찐씨. 안녕하세요."

"앗, 네... 대표님, 안녕하세요..."

뻘쭘한 상태로 나는 화장실에 다녀온다는 핑계로

바깥에 나가서 바람을 쐬며 머리를 식히고 돌아왔다.

 

그렇게 다시 돌아온 뒤에 나는 말없이 업무를 보기 시작하였다.

'이제... 이것만 구현하면 되는 건가...'

전체적인 기능 구현은 마무리된 것 같았다.

그래서 이제는 테스트 단계만 거치면 될 듯싶었다.

문제는 결제 기능이었는데, 계속 미뤄두고 있어서 기능을 구현하지 못했고,

때문에 아직 테스트를 완료하지 못했다.

'으... 이것도 공부해야 할 테고... 너무 귀찮은데...'

어차피 결제 기능을 제외하고는 전체적인 기능은 모두 마무리가 되었겠다,

나는 열심히 무언가를 하는 척하면서 머리를 비우고 있었다.

 

그러자 대표님께서 나를 불렀다.

"흔찐씨, 점심 먹으러 갑시다."

시간을 보니 벌써 점심시간이 되어 있었다.

솔직히 조금 지루해질 참이었는데 나는 매우 기뻤다.

"오늘도 한식?"

"예... 저는 뭐든 잘 먹습니다..."

오늘도 어제 갔다 왔던 회사 건물 바로 아래에 있는 그 식당으로 갔다.

가격이 창렬이긴 하지만, 내 돈 주고 사 먹는 건 아니니까...

그렇게 음식을 주문하였고, 대표님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TV를 보시며 잡담을 나누셨다.

국제정세, 그리고 정치 뉴스가 나오기 시작했다.

"으휴, 저 푸틴 저거 완전 사이코여, 사이코..."

솔직히 나는 정치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누가 어떤 정치를 하든 나와는 별 상관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혹여나 정치 이야기를 하시면 어쩌나 싶어서 걱정스러웠는데,

뭐... 다행히도 대표님께서 정치 이야기는 별로 하지 않으셨다.

 

그렇게 점심식사를 마무리한 후, 나는 양치질을 하였고,

사무실로 돌아와서 다시 업무를 보기 시작했다.

'기능은 이제 결제 기능 빼고는 다 마무리가 되었는데...'

그러나 지금 바로 보고를 해버리면 일을 더 줄 것 같아서

선뜻 "대표님, 기능 구현 마무리되었습니다."라고 말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나는 어떻게든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벌어보기 위해서

열심히 무언가를 하는 척하며 타이핑을 하기 시작했다.

사실, 디자인 작업도 남아있긴 하지만,

디자이너분께서 바쁘신 탓에 아직 자료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디자인 자료를 받기 전까지는 기능 구현을 완료한 상태에서 대기해야 한다.

 

'이제... 슬슬 보고를 해도 괜찮겠지...?'

나는 현재까지의 업무 진행 상황을 보고를 하였고,

대표님께서는 알겠다고 하신 뒤, 다른 프로젝트 기획에 대해 설명해주셨다.

다행히 어려운 프로젝트는 아닌 것 같다.

다만, 지금처럼 프로토타입을 개발하지는 않고

바로 서비스로 론칭할 프로젝트이다.

회사에서 먼저 서비스를 해보며 시범 운용을 거친 뒤에

비로소 다른 업체까지 확장시킬 계획에 있는 프로젝트이다.

 

그래서 대표님과 이사님, 그리고 나 이렇게 세 명이 모여서

다음 프로젝트에 대한 간단한 기획을 해보기 시작했다.

프로젝트에 필요한 기능과 서비스,

그리고 회사에서 어떤 식으로 운용을 할 것인지

나에게 간략히 설명을 해주셨다.

나는 머릿속으로 러프하게 구상안을 그려 넣으면서

과연 얼마나 삽질을 해야 할지를 고민하고 있었다...

물론 다음에 진행할 프로젝트는 그렇게 어려운 프로젝트는 아닌 것 같았다.

이번에 프로젝트를 진행해보면서 경험이 조금은 쌓였기 때문에

그다지 어렵다고 느껴지지 않는 것일 수도 있겠다.

기능 구현, 즉 프로그래밍을 하는 단계에서는 어렵지 않을 수 있겠지만,

문제는 항상 기획과 설계 단계가 가장 어려운 것 같다.

 

"지금 이 프로젝트를 설명하는 이유는...

디자인 자료를 받기 전까지 흔찐씨의 시간이 공백 상태가 되니까...

그래서 디자인 자료를 받기 전에 이 프로젝트에 대해 먼저 구상해보는 거예요."

나 역시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긴 하지만 확실하게 말씀하셨다.

역시 사회라는 곳은 학교와는 달리 절대로 봐주거나

호락호락하게 넘어가 주는 곳은 아니다.

사회에는 '약속'이라는 것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나는 그렇게 프로젝트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듣고 난 후,

자리로 돌아와서 결제 기능을 구현하기 위한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대표님께서 말씀하셨다.

"흔찐씨, 오늘 불금인데, 일찍 퇴근 안 하시나요?"

"에...? 그래도 될까요...?"

"아휴, 이 사람아... 불금인데 좀 쉬고 그래야지..."

그래도 쉴 때는 쉬게 해 준다는 마인드는 늘 강조하시는 것 같다.

나는 쾌재를 부르며 출근길을 걷던 때와 마찬가지로

애니 노래를 들으며 퇴근길을 신나게 걸어왔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자 어두컴컴한 방 안이 나를 반겨주었다.

이전에 있던 집보다는 약간 좁지만 살림하는 데는 지장 없고 아늑한 나만의 공간...

나는 돌아오자마자 먼저 옷을 갈아입은 뒤,

씻고 나온 후 티타임을 가지며 지금 블로그에 일기를 작성하고 있다.

부서를 새로 배정받은 이후로는 매일매일이 힘들다.

그래서 백수 시절이 그립다가도, 나의 원래 계획을 잊지 않으리라 다짐한다.

이제 편히 누워서 밀린 애니를 보고 쉬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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