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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따의 기록 보관소/찐따의 생각과 일기

찐따, 부모님과 외식을 나가다.

펭찐 2022. 10. 29.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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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기다리고 기다렸던 주말답지 않게

아침부터 굉장히 피곤했다.

어제 잠들다가 중간에 깨버려서 잠이 오지 않았다.

때문에 오전 6시 30분 즈음이 돼서야 비로소 잠에 들었다.

워커홀릭 상태라서 마음은 항상 불안한 상태에다가

휴일만 되면 공허함과 우울감이 엄습해오기 때문에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경우가 많다.

 

오전 6시 반쯤에 잠에 들기 시작하였는데,

오전 8시 반쯤 갑자기 휴대폰이 시끄럽게 울리기 시작했다.

긴급 재난문자였다.

충북 지역에 지진 경보가 발생했다는 문자가 온 것이다.

한창 자다가 도중에 깨서 머리가 아파진 나는 짜증이 났다.

'오늘은 부모님이랑 같이 점심 먹기로 했는데...'

빨리 잠들고 난 뒤에 준비를 하려고 했던 참이었다.

그래서 나는 곧바로 잠에 들었다.

그러자 바로 어머니께서 전화를 하셨다.

나는 졸린 목소리로 어제 잠을 별로 못 자서 조금만 자겠다고 전했다.

 

그렇게 간신히 잠든 나는 오후 12시쯤에 일어났다.

씻고 준비하고 정리한 상태에서 부모님이 오시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오후 1시 즈음에 부모님께서 찾아오셨다.

항상 떨어져서 지내다 보니 애틋한 기분이 들었다.

매일 혼자서 대충 밥을 해 먹고, 꾸역꾸역 처먹고,

설거지를 하고, 식탁을 정리하고, 누워있으면...

뭔가 심란해지고 우울해지기 시작한다.

백수 시절에는 이런 기분을 느껴본 적이 딱히 없었는데 말이다.

사회인이 된 이후로는 역시 누군가와 함께 밥을 먹는 것이 가장 좋다고 느낀다.

 

오래간만에 부모님과 같이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었다.

시시콜콜한 잡담을 나누면서 사회생활을 하며 겪은 일화를 이야기했다.

사람 상대하는 것이 굉장히 어눌하고 어설픈 찐따인 내가...

어떻게든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고 계셔서 그런지

부모님께서도 안심하신 듯하였다.

그렇게 나는 부모님과 식사를 마치고 난 뒤에

마트에 가서 생활하는데 필요한 생수와 기타 먹거리를 장 보러 갔다.

얼마 사지도 않았는데도 요즘 경제가 안 좋다 보니

아무리 대형마트여도 물가가 살인적이라서 굉장히 비쌌다.

때문에 나는 근심하였으나, 생활하는데 필요한 거니까 어쩔 수 없었다.

 

나는 이토록 살인적인 가격에 불만을 토로하면서

이것보다는 조금 싼 걸로 사야 하나 여쭤봤는데,

어머니께서는 그래도 생활하는데 필요한 거니까 괜찮다고 말씀하셨다.

아직 급여일이 되지 않아 급여를 받지 못해서 나는 무거운 마음이 들었다.

급여를 받는다고 쳐도 당분간은 나가는 돈이 많다.

아직까지는 수습 기간이라서 원래 지급받는 월급보다는 적게 나오는데,

이것저것 세금을 떼고 나면 실제 급여보다 더 적어진다.

이사를 하면서 들어간 비용, 아팠을 때 다녔던 병원비...

그런 것을 생각하면 당분간 지출돼야 하는 비용이 꽤 된다.

죽기 전까지는 청산하고 가야 할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

때문에 이런 부분들을 생각하면서도...

일이 굉장히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어 져서 고민에 빠졌었는데,

그래도 뭐... 어떻게든 위기를 넘겨서 천만다행이었다.

 

살면서 내가 돈 걱정을 하게 되는 날이 올 줄은 몰랐다.

솔직히 죽기 위한 돈만 마련되면 상관이 없다고 여기고 있긴 하다.

그런데 아직은 죽을 때가 아니라고 생각되어서 그런 것인지,

죽음의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명확한 기간을 아직 잡지 못해서 그렇다.

물론 이 역시 찐따의 치졸한 변명과 핑계이지만 말이다.

잘은 모르겠지만 아직은 속세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는 것 같다.

그래서 이렇게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된 것이니까.

 

아무튼, 부모님과 오래간만에 점심식사를 같이 해서 그런지

휴일마다 겪는 그 공허함과 우울함이 조금은 나아졌다.

백수 시절의 나였다면 눈치가 보여서 어떻게든 혼자 지내고 싶었지만,

처음에 독립을 했을 당시에는 편해서 좋았으나,

막상 혼자 생활을 시작하면 집안일을 할 때라든가

휴일에 할 일도 없이 그저 누워서 애니만 보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서글퍼지기 시작해서 그렇다.

그래서 사람들이 친구를 만드는 것인가 싶은 생각도 든다.

그러나 나는 찐따라서 친구가 없기도 하고...

대인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감당할 자신도 없다.

아직은 그래도... 가족이 있으니까

죽기 전까지는 버텨주겠지 싶은 생각으로 현상유지를 하려고 한다.

 

그래서 가끔 처음 만났던 그 소녀가 생각이 난다.

그럴 때마다 그 소녀는 지금쯤 무엇을 하며 지낼까 소식도 궁금해진다.

나 같은 찐따는 친구라고 말하기도 쪽팔려서 이미 잊은 지 오래 일 텐데...

그토록 마음씨 고운 사람조차 인간관계를 유지하지 못하였는데

이토록 찐따인 나에게 친구라니...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나온다.

 

나 같은 찐따는...

그저... 밀린 애니를 보면서...

마음을 달래는 수밖에는 없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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