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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따, 불금의 야근

펭찐 2022. 11. 4.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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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불금이 찾아왔다.

오늘만큼은 불금이 그 불금이 아니다.

일 때문에 정말 불타고 있다.

어제부터 계속 일에 치이고 있기 때문이다.

할 일이 너무 많아서 굉장히 피곤하고 지친다.

 

어쩌다가 이렇게까지 된 걸까...

내가 그렸던 미래는 이런 게 아니었는데...

돈을 적게 받더라도 편하게 다니고 싶었는데...

 

어제도 잠을 늦게 잤다.

집에 와서도 일을 하느라 녹초가 되었는데도 그렇다.

벌써 몇 일째 이토록 잠이 안 오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불면증이 확실해 보인다.

그래서 간신히 잠들었다.

그러고 나서 아침에 알람 소리에 맞춰 간신히 일어났다.

 

평소와 똑같은 아침을 보냈다.

씻고, 옷 갈아입고, 영양보충제 털어 넣고,

집 안에 환기시켜놓고...

그렇게 나왔는데 날씨가 굉장히 추웠다.

감기에 걸릴 것만 같았다.

패딩을 입을 때가 되었나 보다 싶었다.

 

쌀쌀한 아침 출근길을 뚫고 사무실로 도착했다.

할 일이 태산이기에, 오늘도 귓구멍에 이어폰을 꽂은 채

애니 노래를 들으며 작업을 할 준비를 마쳤다.

그렇게 미친 듯이 타이핑을 하고 있었는데

오늘은 대표님께서 일찍 오셨다.

지각하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저번처럼 늦게 도착했다면 핀잔을 들었을 텐데...

 

대표님께서 한숨을 내쉬며 말씀하셨다.

"에휴... 이번에 우리가 외주 맡겼던 퍼블리셔한테 연락이 왔는데...

자기 못 하겠다고 연락이 와서 굉장히 골치가 아프네..."

하필 지금 타이밍에 그런 연락을 받다니...

나도 굉장히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나는 대표님께 말씀드렸다.

"그... 디자인 보면... 복잡한 요소들이 굉장히 많아서...

저도 하다가 너무 힘들었는데...

전문 퍼블리셔조차도 그러는 거 보면...

확실히 이 작업이 고된 작업이 맞는 것 같아요..."

대표님도 걱정이 많으셨다.

"어떻게든 다른 퍼블리셔한테 연락을 돌려봐야겠어요."

 

그렇게 말씀하시고는 시간이 조금 지났을까...

곧바로 다른 퍼블리셔를 구했다고 나에게 말씀하셨다.

진짜 다행이었다.

구하지 못했다면 다음 주까지 절대 끝낼 수 없는 프로젝트다...

더군다나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핵심적인 페이지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퍼블리셔가 붙어서 하는데도 할 일이 태산인 건 변함이 없다.

결국 섬세한 부분을 디자인해야 하는 것은 나의 몫이기 때문에

자료를 받으면 데이터를 넘겨주는 작업을 계속해야 한다.

서버 쪽 기능 구현도 어느 정도 완성이 된 상태이지만,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페이지 초안에 따라서

보여줘야 하는 데이터도 달라져버리기에

기능이 달라져버리는 경우가 발생했다....

 

그래서 나는 생각했다.

'원래... 이런 식으로 작업을 하면 안 될 것 같은데...'

보통은 설계가 끝나면 그 설계대로 가는 것이 원칙이다.

그래서 설계를 할 때 가장 공들이고 시간을 들이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주객이 전도가 되어버렸다.

디자인에 맞춰서 기능을 구현하고 있다는 게 좀 웃프다.

뭐, 어쨌든 프로젝트의 핵심적인 서비스를 클라이언트에게 보여주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최우선 과제이다.

때문에 프로토타입 제작인데도 불구하고 이토록 공들여서 개발하는 것이다.

결국 나중에 코드도 갈아엎어야 하는 부분들도 많다.

일이 너무 많아서 굉장히 바쁘고 정신이 없다 보니까...

급한 대로 하드 코딩을 해놓은 부분들도 많기 때문이다...

 

'아... 씨... 도저히 못 해 먹겠네...'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밖으로 뛰쳐나왔다.

스트레스 때문에 니코틴이 그렇게나 절실할 수가 없었다.

'아... 진짜 이거 정말로 다음 주 수요일까지 전부 끝내는 게 가당키나 할까...

퍼블리셔도 이제 막 작업에 들어간 상태라서 다음 주에 자료 받을 텐데...'

일을 할수록 산 넘어 산이다.

 

대표님께서는 오후에 프로젝트 심사 일정이 잡혀있었다.

"흔찐씨, 이번에는 점심 알아서 드세요..."

"예... 고생하셨습니다, 대표님..."

날씨도 추우니까 따뜻한 국물을 먹어야 할 것만 같았기에

나는 회사 건물 1층에 있는 국숫집으로 향했다.

그 국숫집은 라멘 같은 면발에 진한 육수가 일품이지만...

가격이 상당히 부담스러워서 항상 절을 하며 먹어야 한다.

그래도 이거라도 먹지 않으면 몸보신을 할 수 없을 것만 같았다.

 

나는 그렇게 점심을 먹고 재충전을 한 뒤에

다시 사무실로 돌아와 미친 듯이 업무를 보고 있었다.

업무용 메신저에는 시도 때도 없이 처리해야 할 일들이 올라오고 있었고,

나는 그에 맞춰 어떻게든 프로젝트 작업을 하고 있었다.

대가리가 깨질 것 같았다.

'오늘은 금요일인데... 불금인데... 진짜 불타고 있구나...'

그렇게 생각이 드니까 우울하고 속상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우울감에 빠져있으면서도 일은 해야 한다.

업무량이 감당이 되지 않아 도저히 멈출 수가 없었다.

 

하루 종일 정신없이 업무에 치이고 치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야근을 하게 되었다.

야근을 한다고 해서 수당을 주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사님께서 사무실에 아무도 없는 줄 알고 다 정리하셨나 보다.

사무실을 나오니까 불은 전부 꺼져있었고, 문도 잠겨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여기에 사람 있어요!"라고 외칠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미친 듯이 일만 하고 집으로 왔다.

스트레스를 잔뜩 받고 나와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편의점에 들러서 소소한 사치를 부렸다.

과자 두 봉지, 컵라면, 삼각김밥에 음료수 하나...

평소라면 아까워서 절대 사지 않았을 것들인데,

오늘은 야근을 했어도 집에 도착하고 다시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일이 너무 많아서 퇴근길에 한숨을 내쉬며 사색에 잠겼다.

'이번에 프로젝트가 마무리가 되고...

다음 프로젝트를 할 때 상황을 봐서 정말로 그만둬야 하나...'

 

급여일은 내일인데, 내일은 또 주말이다.

그래서 아직 급여도 받지 못한 상황인데

곧 있으면 월세를 부담해야 한다.

그래서 섣부르게 그만두면서 나올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아직까지는 존버를 해야 할 시기인 것 같다.

 

집에 돌아온 나는 정신없이 옷을 갈아입은 다음,

세탁기를 돌려놓고 씻고 컴퓨터를 켰다.

업무용 메신저를 켜놓고 업무를 재확인한 후에

어젯밤처럼 일을 하기 시작했다.

일... 끝나지 않는 일...

주말에도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더더욱 짜증이 밀려온다.

 

그래도 내일은 부모님께서 다시 오신다고 하니까

그나마 마음이 조금은 놓인다.

같이 맛있는 밥이라도 먹으면서 힐링을 해야 할 것 같다.

그럼에도 주말에도 일을 해야 한다는 사실은 변함없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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