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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따, 11월의 시작

펭찐 2022. 11. 1.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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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10월이 지나고 11월이 찾아왔다.

 

어제 걱정했던 것처럼...

오늘도 역시나 밤을 새워버렸다.

잠이 계속 안 오는 바람에 새벽 시간 동안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엊그제도 그렇고,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불면증인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밤마다 잠이 잘 안 온다.

오전 5시 30분경, 도저히 잠이 안 오던 나는 샤워를 하기 시작했다.

대충 샤워를 끝낸 후 늦잠을 자더라도 출근하는 데에 지장이 생기지 않도록

이것저것 준비를 다 해놓고는 잠자리에 누웠다.

그렇게 오전 6시 즈음이 다 되어서야 간신히 잠에 들었다.

 

오전 9시 정각.

시끄러운 휴대폰 알람 소리가 나를 억지로 잠에서 깨운다.

피곤해서 두통이 좀 있었지만 다행히 일어나는 데에 문제는 없었다.

양치를 한 다음 샴푸를 하고 머리를 말렸다.

잠들기 전에 이것저것 준비해둔 영양제를 한 입에 털어놓고는

곧바로 옷을 갈아입고 출근할 준비를 마쳤다.

아무리 출퇴근이 자율적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통상 출근 시간은 오전 10시로 정해져 있다.

때문에 오전 10시 전까지는 도착을 해야 하는데,

시계를 보니 오히려 시간이 좀 남은 상태였다.

 

나는 피곤한 상태로 출근을 하였다.

'에휴... 11월 초부터 컨디션이 안 좋구먼...'

늘 그랬던 것처럼 사무실에 도착한 뒤에 잠겨있는 문을 연다.

컴퓨터를 세팅한 후 오늘 스케줄과 업무를 확인한다.

오늘 퍼블리싱 자료에 수정할 부분이 있어서 다시 보내주기로 하였고,

자료를 받은 나는 다시 적용시키는 작업을 진행하였다.

'아... 너무 짜증 난다... 디자인은 언제나 짜증 나는구먼...'

 

나는 적당히 음악을 듣기로 했다.

음악을 들으며 열심히 업무를 보고 있으니 대표님께서 출근하셨다.

가볍게 인사치레를 마친 후 계속해서 작업을 하고 있었다.

대표님께서 출근하시자마자 나를 보며 말씀하셨다.

"흔찐씨, 이번에 그거 봤죠? 이태원..."

"예...? 아... 제가 뉴스를 안 봐서...

축제에서 사람들이 죽었다는 소식만 알고 있었습니다..."

"이태원에서 핼러윈 축제 때 사람들이 압사당해서 죽었대요.

그래서 나는 '흔찐씨도 거기 갔을까' 처음에 걱정했다가,

왠지 흔찐씨는 그런 곳 갈 성격은 아닌 것 같아서...

크게 걱정은 안 되더라고요. ㅎㅎ"

 

칭찬인지 욕인지 잘은 모르겠지만...

역시 나는 누가 봐도 결국 찐따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 하하... 맞아요... 저는 사람 많은 곳 안 좋아해서..."

나는 어색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아무튼 흔찐씨, 어디 놀러 갈 때 항상 조심해요.

저렇게 사람이 죽을 줄 누가 알았겠나요."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나는 다시 업무를 보기 시작했다.

 

시간이 흘렀고, 어느덧 점심시간이 되었다.

점심시간이 되자 대표님께서 나를 부르셨다.

"흔찐씨, 식사하러 갑시다. 뭐 먹고 싶나요?"

"예...? 아... 음... 글쎄요...

저는 다 잘 먹긴 합니다만...

뭐가 좋을까요... ㅠㅅㅠ"

"흠, 그럼 돈가스나 먹으러 갈까요?"

"네... 돈가스 먹으러 갈게요..."

그렇게 점심식사 메뉴가 정해졌고,

나는 대표님과 단 둘이 점심을 먹기 시작하였다.

 

점심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잡담을 나누기 시작했다.

나도 그렇고 대표님도 그렇고 피로에 찌든 모습이었다.

나는 요새 밤마다 잠이 안 와서 계속 밤을 새우고 있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대표님께서 말씀하셨다.

"지금은 젊으니까 잘 모르겠지만...

나이 조금만 먹으면 굉장히 힘들어질 텐데...

건강 잘 챙겨요, 흔찐씨."

그렇게 나의 컨디션 상태를 확실하게 전달한 후,

그래도 월요일에 재택근무를 해서 업무 효율이 올라간 것이 다행이라고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말씀드렸다.

"그런가요? 나는 별로던데... 아무래도 집에 식구들이 있어서 그런지

집인지 일터인지 구분이 안 가더라고요.

그래도 흔찐씨는 집에 혼자서 지내니까 괜찮겠네요."

 

사실 이런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전부 훗날의 밑 작업을 위한 것이다...

어떻게든 재택근무를 하는 일자를 늘려서 편하게 일을 하고 싶기 때문이다.

어차피 아침 일찍 사무실에 가봤자...

아무도 없기 때문에 별 차이가 없긴 하지만 말이다.

하지만 별 것 아닌 사소한 일이라도 무조건 전달을 해야 한다.

요즘 사회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은 무조건 말을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열심히 일을 했다면 열심히 일을 한 티를 내야 하고,

일이 힘들거나 상태가 나쁘다면 힘들다는 티를 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모르는 상태로 나만 계속 고통받기 시작한다는 것을

온몸으로 체감했기 때문이었다.

 

대표님께서는 여기저기서 통화가 오는 바람에

식사를 하는 와중에도 어쩔 수 없이 통화를 하셨다.

그동안 나는 내 돈 주고는 못 사 먹는 돈가스를 먹어서 그런지,

요즘 잘 못 먹고 다니는 나는 눈이 돌아가 쿰척쿰척 먹기 바빴다.

'아... 오늘도 아침도 안 먹고...

평소에도 잘 안 먹고 다녀서 굉장히 배가 고팠는데...

너무 맛있다... ㅠㅅㅠ'

그렇게 나는 순식간에 한 끼를 뚝딱 해치워버렸다.

 

식사를 마친 후, 사무실로 올라간 나는 다시 업무를 보려고 했다.

그때 대표님이 잠시 나를 불렀다.

"흔찐씨, 아무래도 컴퓨터는 다다익'램'이잖아요?

그래서 여기 램 카드를 사 왔는데,

흔찐씨가 쓰고 있는 컴퓨터에 추가해서 쓰세요."

나는 대표님과 같이 드라이버로 노트북을 분해하고

갑작스레 컴퓨터 조립을 하기 시작했다.

 

같이 컴퓨터 조립을 하면서 대표님이 말씀하셨다.

"나는 뭐 조립하고 이런 거 엄청 좋아하는데,

노트북은 조립할 게 없다 보니 너무 쉬워서 별로네..."

그 말을 들은 나는 속으로 '별난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했다.

"저는... 어렸을 때에는 컴퓨터 조립하는 거 좋아하긴 했는데...

좀 크고 나니까 힘들어져서 귀찮더라고요..."

그러자 대표님께서 웃으셨다.

"하하하, 흔찐씨는 이런 거 잘하실 거 같은데...

기계 같은 거 조립하거나... 막 뭐 만들거나 하는 거."

"아... 아니에요... 저는 그런 거 소질이 없어서... 헤헤..."

나는 바보 같은 표정으로 드라이버를 돌리면서 말했다.

뭔가 잘못 장착을 시켜서 그런지 한 번에 부팅이 안 되는 바람에

다시 분해해서 조립하고 부팅을 시켜보았다.

다행히 부팅이 잘 되는 것을 확인한 나는 다시 자리를 정리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오후에는 협력 업체와의 줌(ZOOM)을 통한 화상 미팅이 잡혀있었기 때문에

대표님과 나는 회의를 시작할 준비를 하였다.

역시 오늘도 절대 마스크를 벗지 않은 채로 말이다.

찐따인 나는 어설프고 당황한 기색을 감출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소한 표정이라도 아무렇지 않은 척해야 하기 때문에

누군가와 회의를 진행할 때에는 마스크를 절대 벗지 않는다.

 

회의를 진행하면서 여러 기술적인 용어들과 비즈니스 용어들이 나왔다.

역시 나는 당황한 상태로 집중하는 척은 했지만,

머릿속은 '여긴 어디...? 나는 누구...?'를 반복하였다.

중간에 회의를 하다가 협력 업체 쪽에서 인터넷 연결 상태가 안 좋은지

중간중간 계속 끊기는 바람에 대표님과 나는 웃겨서 죽는 줄 알았다.

굉장히 우스꽝스러운 표정으로 카메라가 멈춰버렸기 때문에

나는 웃음을 참기가 굉장히 힘들었다.

대표님께서도 "아니, 이거는 뭔 코미디 보는 거 같아! ㅋㅋㅋㅋ"

이렇게 말씀하시면서 웃으셨다.

갑자기 회의 분위기가 웃음 참기 챌린지가 되어버렸고,

나는 대충 회의록을 작성하다가 끅끅거리는 소리를 새어나가지 않게

헛기침을 하며 최대한 웃음을 달래기 위해 노력을 하였다.

 

그렇게 정신없는 회의가 마무리되었고,

나는 자리로 돌아와 업무를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드디어... 핵심적인 기능들을 전부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테스트도 얼추 완료하였고...

이제 남은 것은 '디자인'이라는 막노동만 남은 상태...

디자이너 분과 퍼블리셔분이 아직 작업 중에 있어서

자료를 받기 전까지는 기능에 대한 단위 테스트를 진행해야 한다.

그리고 테스트 작업을 하면서 디자인의 세세한 부분들은 내가 해야 한다.

그래도 기능 구현이 끝났다는 게 어디인가...

 

대표님께서 퇴근하시기 전에 나에게 말씀하셨다.

"흔찐씨, 이번 프로젝트는 기간을 좀 늘린 상태이기 때문에

다음 주 금요일까지는 무조건 완료가 되어야 해요.

아직 퍼블리싱 작업도 진행 중이라고 하니까,

자료 받기 전까지 열심히 작업하시면 될 것 같고...

그리고, 흔찐씨 잠 좀 일찍 자고! 엉!?"

"앗... 예... 헤헤..."

나는 또다시 바보 같은 표정으로 머쓱하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눈가에 피로가 잔뜩 찌들어있는 모습이 안타까웠나 보다...

 

대표님께서 퇴근하신 후, 나는 작업을 얼추 마무리 짓고

업무 보고를 남긴 다음에 퇴근하였다.

퇴근하는 길에 잠시 편의점에 들렀다.

오늘 저녁은 대충 삼각김밥이나 도시락으로 때울 생각이었다.

계속 굶기만 하니까 컨디션이 더 안 좋아지는 것 같아서

뭐라도 먹어야 할 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도시락이 딱 하나 남아있었다.

 

편의점에서 계산을 마친 후 집으로 돌아왔다.

오자마자 컴퓨터를 켜고, 화장실에 들어가서 씻고,

집 안을 청소하며... 그동안 도시락을 데우고...

도시락을 쿰척쿰척 먹고 난 뒤에 치우고 일기를 쓰고 있다...

 

벌써 11월이 되었다.

시간이 정말 빠르게 가는 것 같다.

사회인이 되고 난 이후로는 계속 일에 치이다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나이를 먹어서 그런 탓도 있는 것 같다.

내년까지 2달 남았다.

내년이면 벌써 29살이구나...

서른이 코앞인데도 사고방식은 유아적인 찐따이기에,

아직도 갈 길이 멀다.

 

그리고 제발 오늘은...

밤에 자다가 도중에 깨지 않고 푹 잘 수 있었으면 좋겠다...

너무 지치고 피곤하다... ㅠㅅ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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