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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따에게는 간신이 필요합니까

펭찐 2022. 4. 3.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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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쓴 글에서 나의 마음가짐은 곧 포도를 바라보는 여우와도 같다고 한 바 있었다.

솔직히 내가 겪었던 일을 적어놓은, 별 것 아닌 뻘글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일개 찐따가 휘갈겨 쓴 단순한 일기에 지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댓글로 쓴소리를 해주시는 분들이 있었다는 것에 대해 솔직히 좀 놀랐다.

그 두 분께 답글을 달면서 사색에 잠겨 다시 한번 돌이켜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예전에 인터넷을 잠시 동안 하지 않던 시절, 구글 스토어에서 구매해서 읽었던 책이 있었는데,

<모든 권력은 간신을 원한다>라는 책이 떠올렸다.

 


 

책 광고 아니니까 오해하지 말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ㅠㅅㅠ

 

자랑은 아니지만, 나는 일자무식이라서 (자기 비하가 아니라 정말로) 한국사를 잘 모른다.

그래서 학창 시절에 역사 시험을 칠때마다 성적이 매우 나빴던 기억이 난다.

그것과는 별개로, 내게 이 책이 이목을 끈 이유가 있었다.

<간신>이라는 대명사가 임펙트가 있었다.

내가 어린 시절 읽었던 삼국지에 나오는 <간신>들은 하나같이 비열한 이미지로 나온다.

촉나라가 멸망한 원인도 유선의 측근이었던 '황호'라는 <간신> 때문에 멸망했다.

그런데 왜 권력이 가장 멀리해야 할 <간신>을 원한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토록 단순하며 미흡한 지식을 깨우치기 위해 책을 읽게 되었다.

 

결론은 역사에서 그려지는 <간신>이 결코 비열하거나 야비한 이미지가 아니라는 것이 이 책의 주된 내용이다.

권력을 유지하려면 언제나 정의구현에 필요한 <간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의구현이란 말이 현대인들에게는 흔히 머릿속으로 그려지는 '인실X'으로 알고 있지만, 그것이 아니다.

말 그대로 기존에 있던 제도나 질서를 다시 세우고 새로운 정의를 옹립하여 실현한다는 의미이다.

정의구현을 하기 위해서는 <간신>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필요악이라고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간신>은 악의 포지션이 아니다.

흔히 <간신>과 대비되는 <충신>의 역할로써 조정의 지휘체계에 대한 균형을 유지하는 데에 있다.

즉, 이 책에서 말하는 <간신>이란, 주군에게 자신의 숨통이 끊어질 줄 알면서도,

자신의 고견과 소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응당 맞서 말할 줄 아는 용기를 가진 자를 말한다.

(쉽게 말해, 곧잘 싫은 소리 할 줄 아는 팩트 폭행러라는 것이지...)

 

역사는 승자에게 유리한 쪽으로 기록될 수밖에 없다.

그것이 자신이 거머쥐게 된 권력에 대한 대가, 일종의 혜택 같은 것이니까 말이다.

그런 기록에 점철되어 <간신>은 당연코 악의 포지션, 비열한 이미지로 그려지게 된다는 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권력이 <간신>을 필요로 한다는 내용이었다.

물론, 어디까지나 내가 이해한 것에 지나지 않기에 틀렸을 수도 있다.

 


내가 읽었던 책의 구절을 떠올리며 나는 스스로에게 넌지시 물었다.

 

1. 찐따는 권력인가?

아니, 되려 권력을 얻는데 방해되는 크나 큰 짐덩이에 지나지 않는다.

 

2. 그렇다면 나는 어떤 권력을 얻고 싶어 하는 것인가?

아니, 나는 그런 것에 관심 없다.

이 세상 흘러가는 일에 대하여 나서고 싶지도, 간섭하고 싶지도 않다.

 

3.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원하는 것인가?

죽기 전에 끝을 보는 것을 원한다.

그것이 희극 일지, 비극일지는 잘 모르겠지만 소설의 결말이 궁금한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닐까.

 

4. 그렇다면 그 결말을 보기 위해 준비는 해두었나?

계획은 세워놓았으나, 냉정히 말해 그럴싸한 계획에 지나지 않는 것 같다.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인생이니까.

 

5. 나의 계획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한가?

이 책에 나온 사례로 느낀 바로는, 이 책에서 말하는 <간신>이라는 존재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6. <간신>은 어떻게 영입할 것인가?

지금으로써는 이렇다 할 방법이 없다.

그렇기에 스스로가 <간신>이 되는 방법밖에는 없다.

 

7. 싫은 소리와 잔혹한 팩트만 말하는 것이 <간신>이라고 할 수 있나?

이렇게 질문을 받아보니, 내가 이해를 잘못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것은 이미 지금도 충분히 하고 있는 것인데,

그럼에도 나를 <간신>이라고 칭하기에는 맞지 않는 것 같다.

고로 명확한 해결책을 제시할 줄 아는 자가 <간신> 포지션에 적합하지 않나 싶다.

 

8. 그렇다면 가족이라는 구성원이 <간신>이라고 하는 것인가?

그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가족은 일개 권력을 위해 존재하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귀족 중심의 왕정시대 역사 속에서는 그러한 일이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전혀 부합하지 않는 예시인 것 같다.

 

9. 그렇다면 더더욱 <간신>의 의미가 불분명해지지 않은가?

그렇다. 필요악의 개념이라고 이해하면 편하니 좋겠으나, 그것조차도 아니니까.

애당초 현대 사회에서의 권력이라는 것은 곧 명성과 자본으로 움직이니까.

옳고 그름을 옹립하는 정의구현에 도움을 주는 자가 <간신>이라고 생각한다.

 

10. 그럼 가족이라는 구성원이 <간신>이라는 포지션이 맞는 것 아닌가?

가족이라는 존재는 정의구현에 도움을 주는 존재라기보다는,

그 이상의 가치를 추구하는 집단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반드시 정의구현을 옹립하기 위해서 필요한 존재가 가족이라면

이 세상 사람들은 가족 단위로만 움직여서 지내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가족이라는 구성원이 추구하는 그것과는 거리가 멀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관계는 더더욱 복잡하게 돌아간다고 생각한다.

 

11. 그렇다면 그동안 나의 주변에 진심 어린 충고를 해주는 <간신>이 존재했던가.

애당초 인간관계를 맺어본 경험이 없어서 존재하지 않았을 것 같다.

그러나 다시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것이 아마도 내가 이전에 잊고 있던 소중한 무언가가 아닐까 고민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12. 이쯤이면 회피를 도전으로 바꿔주는 것이 <간신>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잘은 모르겠지만, 정답에 그나마 근접하지 않나 싶다.

때때로 역사 속에서 <간신>이라는 자들은 왕의 권력에 도움을 주지만,

도전에 실패했을 경우의 리스크가 매우 컸기 때문에 그만큼 대가를 치러야만 했었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회피하고자 하는 인간의 나약함에 정곡을 찌르는 자가 <간신>인 것 같다.

 

13. 다시 질문하건대, 그런 사람이 나의 주변에 있었나?

... 대답하려고 하니까 조금 버겁다.

어쩌면 내가 스쳐 지나갔던 모든 이들이 아니었을까 싶기 때문이다.

 

14. 다시 만나볼 생각은 없는 것인가?

이것 역시도 조금 곤란하다.

그들은 나를 곱게 보진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나는 외로움을 감수하더라도 스스로 지내는 것을 택했다.

 

15. 그것은 그들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가?

그들에 대한 두려움도 있지만, 나 자신 스스로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이다.

나조차도 나를 알지 못하는데, 그들이 두려운 것은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나는 독심술사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관계가 이지경이 된 것이 아닌가.

 

16. 두려움을 내려놓을 방법은 없는 것인가?

그럴 수 있던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그 '기회'도 받아들이려면 그조차도 두려움을 감내해야만 가능했었다.

설령, 그 기회를 잡았더라도 놓치지 않을 능력과 여건이 되어야 했었다.

그 능력과 여건이란 결국 '경험'이었으며,

'경험'을 얻기 위해서는 결국 그에 상종하는 '경험'이 또다시 필요했었다.

 

17. 경험을 위한 경험을 쌓는데 무엇이 필요한가?

결국 제자리걸음이지만, <간신>의 존재가 필요한 것 같다.

그리고 아직 다행히도 그런 사람들이 이 블로그를 통해 응원해주고 있는 것 같다.

스쳐 지나간 인연뿐만 아니라, 수백, 어쩌면 수천 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사람들.

그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온라인이라는 공간에서.

이 블로그를 시작으로, 최대한 경험을 쌓으려고 노력해보고자 한다.

 

18. 그러나 세상일에 나서거나 간섭하고 싶지 않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 나서거나 간섭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앞서 이야기했듯, 나는 결말을 원한다.

결말이 어떻게 끝날지 보려면 어느 정도 구경은 해야 하지 않을까.

그렇기에 지금처럼 기록을 하고 있는 것이다.

 

19. 찐따에게 <간신>이 필요합니까?

이제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나왔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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