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찐이의 블로그

안녕하세요오오...

펭찐이의 블로그 자세히보기

찐따의 기록 보관소/찐따의 생각과 일기

찐따의 인생, 연말 회고록 - 제 2장

펭찐 2020. 12. 3. 02:54
반응형

 

 

BGM: Silent Night Holy Night (X-Max Song) Inst.

 

 

 

 

 

찐따의 인생

12월의 연말 회고록

- 제 2장 -

 

 

이전 글

2020/12/01 - [찐따의 기록 보관소/찐따 아카이브] - 찐따의 인생, 연말 회고록 - 제 1장

 

만약 누군가가 내게 '네 스스로 찐따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나서 그동안 뭔가 바뀐 것이 있었는가'라고 묻는다면, 바뀐 부분도 있지만 바뀌지 않은 부분 역시 있다고 대답할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바꿔나가기 위해 배움으로 채워야 할 부분들이 훨씬 많다고 생각한다. 나는 한 소녀를 만나게 되었고, 유언장을 만들면서 기대수명을 정해놓고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노라 여기니 죽음을 잠시 미룰 수 있었다.

 

2020/05/11 - [찐따의 기록 보관소/찐따 아카이브] - 요즘 인싸들이 아싸도 뺏어갔다고 말을 많이 하는데
2020/11/29 - [찐따의 기록 보관소/찐따 아카이브] - 빼앗긴 찐따, 찐따 마저 뺏겼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사회적 분위기가 인싸들이 아싸에 이어 찐따마저 뺏어가는 마당에 지금이야 뭐, 그 누구든지 자신을 아싸 혹은 찐따라며 떠들 수는 있겠지만, 당시 분위기를 따져보면 이것이 지금처럼 쉽지 않은 발언이자 일생일대 최후의 결정이었다. 내가 스스로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것도 학교라는 틀을 벗어나 사회라는 곳에서 '나 찐따요'하고 당당히 말한다는 것은 더더욱 쉽지 않았다. 당연히 찐따는 티가 나기 마련이므로 굳이 밝히지 않아도 다들 알고 있었겠지만 찐따 본인 스스로를 찐따라고 소개하는 것은 자기 손으로 직접 사회생활을 끝장내겠다는 선언이나 마찬가지였으니. 그것을 계기로 점점 나에 대해 돌이켜보며 스스로를 반성하고자 이 블로그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2020/04/14 - [찐따의 기록 보관소/찐따 아카이브] - 사는 것은 원래 의미가 없다

인생이 불행하면 철학을 찾게 된다고 누군가가 이야기했던가. 그래서 나는 나의 인생에 대해 돌이켜 보았다. 내가 사는 것에 대한, 살아야만 하는 이유와 근거를 찾기 위해 이 미천한 지식을 토대로 열심히 찾아가며 나 자신을 어떻게든 설득시키고 이해시키고자 하였다. 그러나 결국 해답을 찾아낼 수는 없었다. '인간의 존재 의의'라는 참으로 근본적이고도 원론적인, 인류가 아직도 찾지 못한 해답을 그 누가 알 수 있겠는가. 그 답을 알고 있었더라면 이 세상에 불행한 사람은 없지 않았을까. 과거는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라는 말도 있듯 그 근본적인 원리에 도달하여 해답을 얻는다는 것은 결국 '해탈'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 테고, 이는 불행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 또한 얻게 된다는 것일 테니 말이다. 답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자연히 사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기에 나는 이제 내 주위를 살펴보았다.  

 

2020/04/29 - [찐따의 기록 보관소/찐따의 생각과 일기] - 이제 이 무의미한 짓을 끝낼까 생각이 든다

주위를 둘러보니 나에게는 한평생 친구도, 애인도, 주변에 그 누구도 없었다. 그렇기에 나는 선택을 해야만 했다. 사람은 사회(정치)적 동물이라고 누군가가 이야기하지 않았던가. 제 아무리 잘난 사람일지라도 시시비비를 논하다 보면 나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으며 자라왔고, 지금도 그렇게 지내고 있다는 것을 깨닫기 마련이다. 사람은 결코 홀로 살아갈 수 없다. 패기 있게 나 자신을 찐따라고 소개하는 것 까지는 좋았으나 결국 나는 막다른 곳에 서게 되었다. 더 이상 사회생활도 할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고, 이 답답한 마음을 털어놓을 상대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선택이라는 것은 곧 끝내야만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2020/05/16 - [찐따의 기록 보관소/찐따 아카이브] - 도대체 왜 자살하면 안되는 걸까

하지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냥 뒈져버리지 뭔 말이 많냐'라고 스스로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방해하는 요소들이 너무 많았다. 사회가 정의해놓은 법과 정의, 질서와 제도는 아무리 나같이 미천한 찐따라고 한들 이 세상과 작별하기 위해 나의 의지로 행하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았다. 또한 인간의 본능이라는 것 역시 무시할 수 없는 것이었다. 정말 같잖은, 참으로 찐따가 할 만한 핑계들. 핑계를 댈 수밖에 없는 나 자신이 미웠다. 그리고 이 세상도 미웠다. 자연의 섭리와 물리 법칙이라는 시스템 역시 미웠다. 죽는 것 마저 실패하여 결국 부작용으로 평소에 시달리던 악몽의 빈도가 늘게 되었고, 하루하루가 고통의 연속이었다. 이토록 하나하나 핑계를 대고 화를 내며 증오를 셈하고 있다는 것은 이 세상에 아직도 미련이 남아있긴 한 건가. 잠들기 전 나에게 넌지시 던지는 질문이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