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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따의 기록 보관소/찐따의 생각과 일기

찐따의 겨울맞이

펭찐 2020. 11. 27.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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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괴로운 지병 때문에 발생하는 통증.

비록 이전보다는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까지 잔통이 많이 남아있어 아침에 기상할 때마다 힘이 든다.

가뜩이나 시도 때도 없는 악몽에 시달리기 바쁜데,

악몽에서 깨어나면 현실이라는 이름의 또 다른 악몽이 나를 반겨준다.

 

평소 식욕이 별로 없어서 밥을 곧잘 굶거나 거르곤 했지만

이 지긋한 통증을 가라앉히기 위한 진통제를 입에 넣기 위해서라도

하루 세끼를 매일 챙겨 먹다 보니 아침을 먹는 것이 익숙해졌다.

가만히 누워있으면 많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간다.

그리고 우울함만이 남아있게 된다.

우울함에 취해 나 자신을 조롱하고 학대하다 보면 어느덧 시간이 흘러있다.

시간이 흘러서 약 빨을 받으면 슬슬 일어나서 밖에 나가본다.

 

바깥의 차가운 공기는 이제 겨울이라는 것을 나에게 다시금 상기시켜주었다.

걸을 때마다 신경을 자극시켜서 통증이 느껴진다.

한걸음 걸으면 지난 과거가 떠오르고,

다시 한걸음 걸으면 현재 내가 겪고 있는 고통이 느껴지고,

또다시 한걸음 걸으면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한걸음, 한걸음 그렇게 나 자신에게 생각을 건네며 걷는다.

 

아픈 통증과 찬 공기는 나를 빨리 포기해서 집에 귀가하도록 시험하게 만들지만

집에 누워있으면 악몽에 시달릴까 두려워 들어가기 싫은 마음이 든다.

그렇게 갈등을 하고 있을 찰나에 메시지 하나가 온다.

나의 유일한, 소중한 친구.

소녀에게 메시지가 오면 육신에 따뜻한 온기가 감돌게 된다.

그래서 계속 걸으며 다시 재발해버린 5년 전의 반갑지 않은 이 지병과

빙설이 금방이라도 내려앉을 것만 같은 이 추위에 맞서 싸워본다.

 

한평생 누군가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받아본 적이 있었는가.

지난 26년 동안 친구 한 명 없이 학창 시절을 보내왔던 나에게 되묻는다.

이 소녀와 함께 짧은 세월을 지내보니

어느덧 이 찐따는 겨울을 맞이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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