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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따의 기록 보관소/찐따의 생각과 일기

찐따의 옛 동기

펭찐 2020. 12. 10.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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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옛 동기로부터 나에게 먼저 연락이 왔다.

너무 갑작스러웠고, 그래서 정말 당황스러웠다.

나에게 건넨 첫마디는 요즘 잘 지내냐는 메시지였다.

뭐라고 답해야 할지 잘 몰랐지만 솔직한 이 감정을 이야기했다.

우선 나 같은 찐따에게 먼저 연락을 해준 사실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진실로 감동받았기에 최대한 감사를 표했다.

그동안 친분을 쌓고 알고 지낸 사람은 없었기 때문에.

 

요즘 어떻게 지내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는 것이

나 같은 미천한 존재에게 먼저 연락해준 호의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되어

최근 근황을 아주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했지만 실패했던 이야기,

집에서 백수 찐따 생활로 하루하루 연명하고 있다는 이야기,

내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는 이야기,

그래서 스스로 죽으려다가 실패한 이야기,

약 5년 전의 지병이 재발했다는 이야기,

그리고, 생전 처음으로 친구를 사귀게 되었다는 이야기까지.

 

나의 대답에 그 친구는 이해하는 듯했다.

당연하다.

내가 상당히 찌질하게 굴었고

하루도 빠짐없이 찐따 짓을 반복했고

자포자기하는 마음으로 많은 사람들 앞에서

'저는 찐따입니다.'라고 자기소개를 해버렸기에

그래서 알고 지낸 사람이 없었으며

그래서 친구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찐따 같은 나에게 동정심을 느낀 것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진실로 걱정해주는 듯했다.

오랜만에 한번 만나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에

나는 선뜻 고민이 되었다.

분명 나 같은 놈을 만나게 된다면

가뜩이나 바쁜 친구의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 될 테고

나에게 혐오감을 느끼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 들었다.

무엇보다도 나에 대한 좋은 기억은 별로 없을 것 같아서다.

 

먼저 나는 처음으로 사귄 친구에게 먼저 물어보았다.

상대도 분명 호의로 다가와준 것이 맞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해주었고

나에게 기회가 찾아올 거라는 자신의 생각이 맞았다는 듯이

친구는 나에게 응원을 해주며 함께 기뻐해 주었다.

그래서 나도 마음을 조금씩 열어보고자 하는 마음이 들었다.

 

너무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라서 아직도 혼란스럽다.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마음을 가지고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상태에서

현재는 처음으로 소중한 친구를 사귀게 되었으니

분명 이번에도 잘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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