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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따의 기록 보관소/찐따의 생각과 일기

찐따의 인생, 연말 회고록 - 제 3장

펭찐 2020. 12. 4.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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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Last Starry Night

 

 

 

찐따의 인생

12월의 연말 회고록

- 제 3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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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1 - [찐따의 기록 보관소/찐따 아카이브] - 찐따의 인생, 연말 회고록 - 제 1장

2020/12/03 - [찐따의 기록 보관소/찐따 아카이브] - 찐따의 인생, 연말 회고록 - 제 2장

 

 

나 같은 찐따가 왜 살아야 하는지, 왜 나에게 주어진 시련들을 버텨내야만 하는 건지 학창 시절 학교에 다녔을 때 그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고, 학교에서 배우지 않는 내용이었고, 아무도 내게 말을 해주지 않았다. 이에 대해 무작정 남을 탓하고 싶었지만, 자기 인생은 자기 스스로 개척해 나아가야 하고 삶의 이유 또한 자기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가며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는 것은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었다. 나는 이유를 찾지 못했다. 이유를 알 수 없으므로 결국 무의미하다고 여겨 이제 끝내려고 마음을 먹었다. 갈 때 가더라도 최소한 남에게 피해는 주지 말자는 생각으로 그럴싸하게 계획을 세워 나아가며 죽기 위한 준비를 모두 마쳤다. 죽음 자체는 두렵지 않았다. 5년 전의 경험으로 나는 이미 죽은 뒤에 어떻게 될지 몸소 느낀 바가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죽음으로 향하는 관문을 넘는 것이 관건이었다. 한평생 공부라고 해본 것도 없었기에 머리에 든 건 없어서 논문이라든가 지식백과 같은 문서들이 내게 익숙하지는 않았지만 이 또한 죽음의 관문을 넘기 위해서라면 필요 충분한 과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조사하고 공부했다. 대한민국은 이러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쉽지만은 않았다. 그럼에도 끈질긴 탐색 끝에 해외 사이트와 논문들을 찾아내고 번역기를 돌려가면서 결국 찾아내기에 이르렀다. 이제 내가 세워놓은 계획을 실천에 옮기고 실현시키기만 하면 되는 문제였다.

 

2020/07/14 - [찐따의 기록 보관소/찐따의 생각과 일기] - 과거와 현재

하지만 이토록 쓰레기 같은 인생에도 과연 미련이라는 것이 남아있는 건가. 아직도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과거에서 헤어 나오지 못해 매일 고통받으면서도 선뜻 실행하려니 멈칫하는 순간들이 있었다. 비록 망설임이 있었지만 죽음과 비슷한 느낌이 오는지 한번 예행연습 겸 실험 삼아 시도를 해보았다. 딱 죽음의 문턱까지 간 순간 그만두었다. 몸이 굳는 느낌만이 있을 뿐, 육체적인 고통은 전혀 없었다는 것을 직접 확인했다. 다만 극심한 정신적인 고통만이 있었을 뿐이다. 지금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생각한 바는 인간의 본능 혹은 미련 따위의 그것이었음이 틀림없었다. 과거에 집착하니까 찐따인 것이다. 이루지 못한 목표와 재능이 따라주지 못해 포기했던 꿈. 그것이 떠올랐다. 하지만 내게 그러한 것들을 이룰 수 있는 재능과 능력 따위는 없었다. 헛된 망상에 지나지 않는 병신 같은 욕심이다. 나 따위가 감히 넘볼 수 없는 것에 대한 집착이 낳은 오만함, 그리고 과욕. 과거를 잊으려 해도 잊을 수 없었다. 뒤끝이 없었다면 나는 진작 찐따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분명 죽음에 대한 육체적 고통 때문에 죽지 못할 것이라는 나의 생각과는 달리 살고자 하는 인간의 본능과 미련, 단지 이것 하나 때문에 내 마음대로 죽지 못한다는 자괴감에 빠져 결국 후유증이 남아 평소에 자주 꾸었던 악몽에 더더욱 많이 시달리게 되었다.

 

2020/04/08 - [찐따의 기록 보관소/찐따 아카이브] - 찐따의 MBTI 성격 유형 검사

2020/05/25 - [찐따의 기록 보관소/찐따 아카이브] - 찐따의 MBTI 성격유형검사 다시 진행

어떻게든 이 미련을 떨쳐내기 위해 내가 택한 방법은 여기 이곳 사람들이 오지 않는 조그마한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 나 자신에게 찐따라는 사실을 스스로 계속 상기시키며 자기혐오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는 방법을 택했다. 그래서 MBTI 테스트가 한창 유행하기 전, 나는 이것을 진행하면서 스스로에게 '자, 봐봐. 이렇게 테스트를 해서 나온 결과도 네가 찐따라는 것을 말해주잖아.'라는 의미로 진행하게 되었다. 이런 식으로 하나하나 글을 계속 쓰다 보면 어쩌다가 이 글을 보러 온 사람들이 내게 불쾌감을 느껴 욕을 하게 될지도 모르니 더없이 미련을 없앨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여겼다. 하지만 '인생은 네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이 역시 진리라는 것을 다시금 실감하게 된다. 이때는 정말 몰랐다. 이때 쓴 글이 나비효과가 되어서 훗날 내 인생에 얼마나 큰 변화가 일어나게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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