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 조금은 따스한 날씨.
블로그를 방문해 주신 많은 이들이 보잘것없는 저에게 걱정과 위로의 말을 남기고 갔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변명을 해보자면, 그동안 상당히 많은 일들이 있었기에 블로그에 글을 쓸 찰나의 시간조차 제게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모든 것을 포기해 버렸었던 그날, 저에게 소중한 인연이 찾아왔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때문에 별 볼 일 없는 저라는 존재에게 걱정을 해주신 분들께 정말 죄송하기도 하고,
그만큼 정말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소중한 인연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어느덧 1년을 가볍게 넘겨 버렸습니다.
정신없는 삶을 살면서 가끔 생각이 들곤 합니다.
'만약 그때 내가 정말로 모든 것을 다 끝내버렸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지나간 일을 천천히 되새기며 '그때의 나는 왜 그런 결정을 했었나'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길고 짧은 사색을 하다 보면 늘 같은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그때 처한 상황과 지내온 세월들에 의거하여 내리게 된 최선의 결정일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살면서 내가 내렸던 모든 판단과 언행에 대해 저는
'그때 처한 상황에 그때까지 가지고 있는 배경지식으로 그러한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라고 결론지었습니다.
당연히 후회도 남는 일들이 많고, 그때 내렸던 판단 덕분에 잘되었던 일이 있었던 것 또한 사실입니다.
즉, 인간은 자신이 살아오면서 가지고 있는 배경지식과 당시 처한 상황에 맞게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당시에는 저에게 놓인 상황이 제게는 너무나도 힘들었고,
말 그대로 기적과 요행을 바라지 않으면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현재 일이 잘 풀려서 상황이 나아졌다는 이유로 '잘못된 선택'이라고 결론을 내리기에는
굉장히 결과론적인 이야기라고 생각이 들었고,
그토록 모든 것을 끝내는 것이 가장 최선이었다고 지금도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현재 제가 놓인 상황은 소중한 인연과 조금이라도 행복한 시간을 더 가지고 가고 싶다는 생각뿐입니다.
인간은 그 상황에 맞게 적응하고 학습하는 존재이니까요.
타인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뒤늦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저는 소중한 인연을 통해 많은 것을 학습하고, 경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제가 경험해보지 못했던 다른 세계를 경험해보기도 하고,
제가 살아온 세계를 타인과 공유하는 경험도 해봤습니다.
과거보다 더 차갑고, 더 무정하고, 더 냉혹한 세상이 되어버린 듯한 기분이 들긴 합니다.
예전보다 더 복잡하고 고도화된 도시 속에 살고 있어서 더더욱 그러한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을 다 포기해 버릴 수도 있고,
그렇게 다 놓아버리고,
삶의 무게와 고통을 감내할만한 가치가 있는가를 논할 필요도 분명 있겠지만,
가끔은... 생각 없이 다 쌩까버리고 대충 넘겨버려도 괜찮더라고요.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는 조금 더 두고 봐야 알 것 같다는 생각으로 바뀌었습니다.
누군가는 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이야기를 하지만,
그게 아닌 사람도 많기도 하고, 저 역시 후자의 입장에 가깝습니다.
그럼에도 가끔 별종이 있는데, 똥밭에 굴러도 깔깔 웃으며 재밌다고 하는 사람들이 궁금해지긴 해서요.
그래서 그거 경험해보려고 합니다.
똥밭에 더 굴러보다가 만족스러우면 나도 즐기면 되는 거고,
아니면 나와버리면 되지 않겠습니까. ㅎ.ㅎ
참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기에 여기 이 블로그에 전부 다 풀어내는 것은 좀 어렵겠지만,
그토록 많은 일들을 겪고 난 뒤에 느꼈던 저의 입장을 한번 적어보았네요.
심심한 마무리로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시간 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여러분 모두 힘내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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