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이 찾아오면 그에 상응하는 불행이 닥친다.
그것은 나의 인생에 진리와도 같다.
늘 불안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지금껏 그녀와 연락을 계속하고 있었다.
불안한 외줄 타기의 연속이었다.
뭐... 이에 대해서는 블로그에도 몇 차례나 글을 남긴 적이 있었다.
그래서 내쪽에서 먼저 이야기를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다.
하지만 동기에게 소개를 받았기에,
그만두겠다고 하는 것은 동기에게도, 그녀에게도 도리가 아닌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계속 불안감을 참으며 견뎌왔다.
그리고 마침내 오늘 연락을 하면서
그녀에게 최후의 통첩을 받았다.
이유는... 내가 <모쏠>이라서란다.
내가 <찐따>라서 그렇다고 한다.
메신저를 보고 있던 나는 정신이 멍해졌다.
속으로 '역시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러고 나서 또 한편으로는 후련해졌다.
찐따인 나에게는 너무 과분한 사람이었다.
애초에 전혀 다른 세계를 살고 있는 사람이어서
결코 나 같은 찐따에게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었다.
많은 감정이 교차했다.
씁쓸한 마음도 들고,
후련한 마음도 들고,
이유는 모르겠지만 분노하는 마음도 든다.
아마도 이 분노라는 감정이란,
내가 이 땅에 태어났다는 사실에 대한 분노일 것이다.
현진건 작가의 <운수 좋은 날>이라는 수필이 떠오른다.
그 말대로 참... 억세게 운수가 좋은 날이다.
올해 1월 첫 주부터 아주 운수가 좋다.
그래... 이 세상에 과연 누가 나를 좋아할까.
누가 나 같은 찐따를 좋아하겠나.
말이 안 되지 않은가.
그때 그 소녀조차 정이 다해 떠나버린 몸인데,
이토록 찐따 같은 나를 대체 어떤 이가 좋아하겠나.
뭐, 좋게 생각해 본다면...
인생에 난생처음으로 소개팅이라는 것,
누군가에게 난생처음으로 수제쿠키를 받아본 것만으로 만족해야겠다.
이 세상에 또 하나의 미련이 없어진 걸 다행으로 여겨야겠다.
어차피 나는 곧 죽을 몸이다.
주어진 시간이 얼마 없다.
이 몸이 죽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있기에,
나는... 또다시 고독한 찐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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