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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따의 기록 보관소/찐따의 사회생활 일지

찐따, 소개팅을 하다. -5-

펭찐 2022. 12. 21.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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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했던 커피가 나오는 바람에 흐름이 끊겨버렸다.

'기껏 용기 내서 입을 열었더니만...'

나는 머쓱해져서 주문했던 에이드를 한입 들이켰다.

별로 기대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맛있었다.

"음, 이거 처음 먹어보는 건데... 꽤 맛있네요..."

"오! 저도 그거는 처음 보네요!

위에 얹혀있는 건 아이스크림인가요!?"

"네, 그런 거 같아요..."

 

뭔가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흘러가는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목을 가다듬고 마저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흠흠... 제가 실은... 그쪽에게 해야 하는 이야기가 있거든요..."

"네...? 무슨 이야기인가요?"

"조금 지루하고 우울한 이야기이긴 한데요...

그쪽을 소개받아 만나게 된 오늘날까지 쭉 얽혀있기 때문에...

어떻게 이야기를 드려야 할지 조금 고민이 되고 있었습니다..."

"헤에..."

 

그녀는 내심 궁금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기대하는 눈치였다.

나는 잠시 뜸을 들인 다음, 고민 끝에 결국 이야기하기로 결심하였다.

"뭐,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저는 학창 시절부터 지금까지 계속 찐따였습니다."

내가 어떤 학창 시절을 보냈는지 자세하게는 설명할 시간이 없었기에,

러프하면서도 큰 흐름만 이야기를 드렸다.

일일이 다 이야기를 한다면 분명 지루할 것이 뻔하고,

애초에 재미있는 이야기도 아니거니와, 우울한 이야기니까 말이다.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드려야 할지 잘 몰라서 우선 초등학교 시절부터 이야기를 드렸다.

"초등학생 시절... 저는 굉장히 나대는 애였습니다.

행동거지 하나하나가 상당히 얄미웠고, 이기적이었습니다."

그렇게 나는 그녀에게 초등학생 시절의 나에 대해 간단히 설명을 드렸다.

 

"... 그리고 저는 중학생이 되었습니다.

저도 모르는 사이에 <찐따>가 되어있더군요.

그때부터 남들이 저를 부를 때는 <찐따 새끼>라고 불렀습니다."

중학생 때 일어났던 나의 이야기...

지독했던 학창 시절에 대해 그녀에게 설명을 했다.

"... 고등학생이 된 저는... 꿈도, 희망도 없어졌습니다.

때문에 저는..."

이어서 나는 고등학생 때의 이야기도 시작했다.

정신없이 이야기를 하다 보니 시간이 상당히 빨리 지나가버린 것 같았다.

"... 뭐, 저는 이런 학창 시절을 보내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친구가 단 한 명도 없어서...

친구를 사귀는 데에 정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녀는 조금 슬픈 표정을 지었다.

슬픈 표정을 지을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에,

뭔가 이야기를 오해한 것 같아서 나는 다시 이야기를 했다.

"뭔가... 왠지 모르겠지만, 슬픈 표정을 하고 계시네요...

제가 이야기를 하면서 말했듯, 제가 못나서 그런 거니까...

그런 표정을 지으실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그녀는 잠시 커피를 한 모금 들이켰다.

그리고는 나를 바라보며 말을 했다.

"흔찐님... 많이 힘드셨을 거 같아요."

나는 다른 사람들의 눈을 쳐다보면서 이야기를 잘 못하기 때문에

그녀가 나를 바라보는 것처럼 나는 그녀의 두 눈을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었다.

나는 눈을 내리깔고 이야기를 계속했다.

"동정을 구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다만, 저희가 서로 만나면서 인연을 맺을 사이라면...

당연히 아셔야 할 것 같아서 말씀을 드리고자 한 것입니다."

 

나의 마음을 이해해달라는 뜻으로 이야기를 한 것은 전혀 아니다.

정말 말 그대로 과거에 있던, 나의 있는 그대로를 이야기했을 뿐.

나에 대한 팩트를 알아야 그녀가 나에 대해 판단을 할 터이니...

 

그러고 나서 나는 굉장히 꺼내기 어려운 이야기로 넘어갔다.

어쩌면... 소개팅 자리에서 하면 절대 안 되는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누구보다 나는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잠시 목을 가다듬고, 어렵게 입을 열었다.

"그런 저에게... 인생이 완전히 뒤바뀌어버렸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예전에 저 같은 찐따에게 유일하게 친구가 되어주었던...

한 소녀가... 있었습니다."

 

- 5편 마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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