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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따의 기록 보관소/찐따의 사회생활 일지

찐따, 소개팅을 하다. -4-

펭찐 2022. 12. 20.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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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와 나는 가까운 커피숍으로 향했다.

무언가 긴장되는 마음과 동시에 마음 한편으로는 걱정이 앞섰다.

'분명... 나의 이야기를 하면 안 좋아하시겠지...'

커피숍으로 향하는 길이 굉장히 추웠다.

그녀와 나는 부들부들 떨면서 '춥다'라는 말만 중얼거렸다.

 

간신히 커피숍에 도착하였다.

저번에 주말 약속을 잡았을 때 동기와 같이 왔던 그 커피숍이었다.

그녀와 나는 커피를 주문하러 메뉴를 고르러 갔다.

나는 그녀에게 말했다.

"저는 카페인을 안 마셔서... 에이드로 주문하겠습니다..."

"아, 넵! 그렇게 하세요!"

 

나는 에이드를 주문하고 그녀가 고르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까 흔찐님이 저녁 사셨으니까, 커피는 제가 살게요!"

그러고 나서 그녀는 결제를 했다.

가격을 보니까 식사 가격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확실히... 요즘 물가가 너무 올라서 커피도 그냥 식사 가격이구나...'

식사 가격과 커피 가격이 비슷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식사를 그렇게 맛있게 먹었던 편은 아니라서 그런지

그녀에게 식사를 대접했다는 기분이 딱히 들지 않았다.

 

이야기를 하기 전, 나는 긴장이 되었다.

그래서 그녀의 눈치를 살피다가 니코틴이 절실해 결국 물어봤다.

"저... 실례지만, 잠시 흡연 좀 하고 와도 될까요...?"

"아, 네! 그렇게 하세요! 제 주변 사람들도 전부 흡연자라서

저는 그런 거 전혀 신경 안 써요!"

눈치를 보면서 일단 그녀에게 양해를 구하긴 했지만,

그럼에도 밖이 굉장히 추워서 조금 망설여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이야기가 길어질 테니, 머리를 좀 식혀야겠다...'

 

나는 벌벌 떨면서 담배 한 모금을 태웠다.

'후... 이제 이야기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그 짧은 시간동안 굉장히 많은 고민이 되었다.

이야기를 하자니, 상대방이 불쾌할 것 같고...

그렇다고 이야기를 안 하자니, 딱히 할 말도 없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반드시 전해야 하는 이야기다.

'그래... 지금까지 사회생활을 해보면서 깨달은 것이 있지...

언젠가 해야 할 이야기를 계속하지 않는 것보다는,

서로를 위해서 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그렇게 나는 결심을 하고 다시 카페로 들어왔다.

 

나는 두리번 거리며 그녀를 찾기 시작했다.

카페 매장이 굉장히 넓어서 어디에 있는지 몰랐기 때문이었다.

가뜩이나 심각한 방향치에 길치인 나는 조금 걱정이 되긴 했으나,

다행히도 그녀가 잡아 놓은 자리가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조신하게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다.

아직 주문이 많이 밀려있어서 커피가 나오지 않은 모양이다.

나는 그녀의 앞자리로 가서 앉았다.

"실례했습니다... 아직 커피 안 나왔나 보군요..."

"네... 아직 주문이 많이 밀려있나 봐요..."

 

커피를 기다리는 동안 어색한 정적이 흘렀다.

이 불편한 분위기와 공기의 흐름...

나 같은 찐따는 이런 분위기를 매번 겪지만, 좀처럼 익숙해지진 않는다.

학창 시절, 같잖은 개소리를 하는 바람에 갑분싸 되기 십상이었다.

뭐, 물론 아직 내가 개소리를 시전 해서 발생한 정적은 아니었다.

단지 그녀와 나는 서로가 어떻게 이야기를 꺼내야 할지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었다.

'음... 어떻게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지...'

 

그렇게 망설이다가 나는 용기를 내어 입을 열었다.

"저... 실은..."

그러자 카페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OOO번 고객님! 주문하신 커피 나왔습니다!"

아까 저녁을 먹었던 식당과 마찬가지로 또 시작이다.

하필이면 이야기를 꺼내려던 찰나에 주문한 게 나오다니...

안내 방송을 듣고 나서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제가 가지고 올게요!"

괜히 이야기를 꺼내려던 나는 다시 머쓱해졌다.

 

- 4편 마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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