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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따의 기록 보관소/찐따의 생각과 일기

주말이라 쓰고 꿈나라라고 읽는다.

펭찐 2022. 10. 22.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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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의 니트족이었던 백수 시절,

그때 보았던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떠오른다.

"주말만 되면 뻗어서 집에 틀어박혀 계속 자게 되더라."

'도대체 얼마나 힘든 일일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두려운 마음에 사회로의 진출에 대해 상당한 거부감이 들었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고졸 찐따인 나 역시도 같은 전철을 밟고 있을 줄이야...

주말이라서 긴장감이 한 번에 풀려버려서 그런지

계속 단잠에 빠졌다가 깨어났다를 반복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꿈을 꾸었는데, 이를 악몽이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마음이 아픈 꿈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예전에 유일하게 나와 친구가 되어준 소녀가 자꾸만 꿈에 나타났다.

그러나 항상 냉랭한 태도와 표정을 유지하며 나를 말없이 쳐다본다.

나는 그 소녀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본다.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려줘..."

이렇게 질문을 하면 돌아오는 대답은 항상 똑같다.

"그걸 물어보는 것을 보니까 아직도 변한 게 없구나...

이미 답을 알고 있으면서 물어보는 거야...?

그야... 자기 자신을 변화시킬 생각이 없는 <찐따>잖아."

그 대답을 들으면 나는 그저 말없이 눈물을 흘린다.

나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대답하는 것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단지 나의 유일한 친구였던 소녀는 형상화하여 나타난 것에 불과하다.

 

그렇게 괴로운 꿈을 꾸고 나면 약간의 두통이 오기 시작한다.

화장실에 가서 가볍게 세면을 마친 후,

차가운 물을 몇 잔 마시면서 휴대폰 시계를 확인한다.

시계를 바라보며 드는 생각은 언제나 똑같다.

'주말은... 너무 짧구나...'

이런 생각이 드는 순간 머리를 식히고 싶어 져서

바람을 쐬러 잠시 밖으로 나온다.

아까 꾸었던 꿈을 떠올린 채 담배 한 모금을 태우면서 한숨을 내쉰다.

'왜 자꾸만... 나타나는 것일까...'

나에게 무언가 미련이 남아있는 것인가 싶은 생각도 든다.

 

그래... 나에겐 정말로 <친구>가 단 한 명도 없다.

휴대폰에 저장되어있는 연락처를 열어보면 번호가 4개밖에 없다.

부모님, 그리고 회사 연락처...

'혹시... 나는 친구를 원하고 있는 건가?'

진지하게 고민을 해보지만 그것은 아닌 것 같다.

과거, 내가 찐따라는 사실을 부정하면서

어설프게 인싸들을 따라 해 보려고 노력했었던...

그 시절의 나였다면 분명히 친구를 원했을 것이다.

그러나 나에 대한 모든 것을 인정한 현재는 결코 아니다.

지긋지긋한 고독과의 싸움에서 어떻게든 이기고 싶은 그런 미련함이 있다.

이런 고집스러움이 남아있는데, 구제불능 찐따인 나에게 친구라니...

 

뇌리에 깊게 박힌 꿈이 계속 맴돌아서

다시 잠들면 다시금 소녀가 나오고,

나는 똑같은 질문을 되풀이한다.

"그래도 나는 사회인이 되었어...

고졸 찐따인 내가 말이야...

여기서 어떻게 더 변화를 해야 하는 건데...?

아니, 애당초 변화를 해야 할 이유가 있기는 한 거야...?"

흔한 찐따의 얄팍한 핑계를 대기 시작한다.

이런 대답을 하는 나 자신도 스스로가 한심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핑계를 댈 수밖에 없다.

인간의 뇌는 복잡하고 정교해서 합리화를 잘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래서 나 자신에게 스스로를 합리화시킨다.

그렇지 않으면 정신이 완전히 무너져버릴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이런 꿈을 주말 내내 반복하며 머릿속에서 지워버리려 시도를 해봐도

이미 강렬하게 남아버린 꿈의 여운은 좀처럼 없어질 생각이 없다.

기분이 참 좋지는 않다.

요즘 먹는 것이 시원찮아서 오래간만에 맛있는 음식을 주문해 먹었다.

그럼에도 기분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다.

현실과 꿈이 뒤바뀌어버린 언짢은 기분.

그래서 여느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말처럼...

주말이라고 쓰고, 꿈나라라고 읽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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