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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따의 기록 보관소/찐따의 생각과 일기

찐따인 나는 봄이 싫다.

펭찐 2022. 4. 10.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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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방구석에 처박혀서 독학만 하는데,

알 수 없는 수식들과 기호들이 텅 빈 나의 머릿속을 괴롭혔다.

공부라는 것은 배운 것 없고 할 줄 아는 것도 없는 고졸 찐따인 나에게는 매우 힘든 시련이다.

몸이 피로해져서 잠시 바깥에 나가서 산책도 할 겸

머리를 식히고자 바람을 쐬러 나갔다.

 

봄...

벚꽃이 만개해 흩날리는 모습을 보니,

봄이 왔다는 것이 실감이 났다.

나는 따스한 봄 날씨는 좋아한다.

그러나, 봄이라는 계절은 정말 싫다.

 

인싸 커플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있었다.

다들 벚꽃 구경을 나왔나 보다.

나는 벚꽃이 이토록 아름답게 만개한 줄도 모르고 있었다.

하루 종일 방구석에만 처박혀 있으니 모르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말이다.

그렇게 인싸들은 서로 사진을 찍어주면서 알콩달콩 사랑을 나누고 있었다.

인싸들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멀찌감치 떨어져 지켜보면서

터덜터덜 산책을 하는 나의 모습을 보아하니,

그들 사이의 나의 모습, 나의 신세가 처량하기 그지없었다.

 

집에 돌아오고 나는 늘 그랬듯 넉다운이 된 채로 누워 있었다.

그리고 늘 그랬듯 무슨 애니를 볼까 휴대폰을 치켜들며 검색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의 눈가에 눈물이 맺혀있었다.

이 나이 처먹고도 아직까지도 변함이 없는,

이토록 시간이 지났어도, 세월이 흘렀어도

아직까지도 제자리걸음밖에 할 줄 모르는 나의 모습에 스스로가 화가 나서 일까.

아니면 혐오스러운 감정을 느껴서일까.

나이는 점점 먹어가고 늙어가는데 아직까지도 발전이 없어서일까.

무언가 중요한 것을 아직도 깨닫지 못한 것일까.

 

그래서 나는 봄이 싫다.

찐따인 나는 봄이 정말로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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