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찐이의 블로그

안녕하세요오오...

펭찐이의 블로그 자세히보기

찐따의 기록 보관소/찐따 아카이브

과몰입을 방지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펭찐 2022. 2. 17. 02:17
반응형

 

요즘 날씨가 많이 따스해지고 노곤해졌다가 꽃샘추위인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추워져서 몸이 움츠러드는 그런 날씨인 것 같다.

차츰차츰 찾아오는 봄 날씨를 만끽하며 오늘도 이른 아침밖에 잠시 나가 산책을 하며 사색에 잠겼다.

오늘 내가 생각했던 주제는 바로 '과몰입 예방법은 무엇인가'였다.

부제로는 "열차 바퀴 이음새와 선인장 연상 기법"이 되겠다.

제목이 무슨 라노벨 제목처럼 꽤나 난해한 것 같아 보인다.

그렇지만 이렇게 짓는 편이 더 나은 것 같아 이렇게 지어버렸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말이 있듯, 뭔가 대단한 게 있어 보이는 것 같아 보이지만 굉장히 쓸데없고 너무나도 보잘것없다.

아무튼 시작하고자 한다.

 


 

 

이전 글에서도 서술하였듯, 현대 사회에서는 감정의 소비가 참으로 많이 요구된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나는 내 나름대로 분석해본 결과, 이러한 원인을 '갈등'에서 비롯되었다고 보았고, 그렇다면 이에 대한 해결책은 없나 고민해보기로 했다.

그러면서 길을 걷는데 정차해있는 자동차들을 바라보며 문뜩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음, 동남아 지방의 이미지를 떠올려보면 세 바퀴로 되어있는 삼륜차들이 많은 것 같은데, 왜 한국에는 유독 삼륜차가 안 보일까?'

어처구니없게도, 나는 이 '타이어' 생각에서 비로소 해답을 찾을 수가 있었다.

'그래, 바로 이거다. 뜬금없는 생각.'

이전 글에서도 서술하였듯, 과몰입을 하게 되는 원인이 지나친 감정의 소모력에 있다고 생각하였다.

감정 소모가 극심해지는 원인은 갈등에 있으며, 갈등의 원인은 상호작용을 하는 과정에서 비롯되고, 상호작용을 하는 가운데 거래가 이루어지며, 거래를 하는 이유는 무언가를 이루고자 하는 '갈망'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다시 열거한 논리를 회귀하여 결론을 내려보자면, 갈망하는 것을 이루려면 그만큼 소비해야 하는 촉매제가 필요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감정'이 되는 것이다.

 

예시로 열역학 제2법칙인 '엔트로피의 법칙'을 생각해보자.

엔트로피, 달리 말해 미시적 상태의 무질서도는 질서가 없는 방향으로 이동하려는 성질을 나타낸다.

계(시스템)는 에너지를 방출하는 쪽으로 변하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 외부로부터 에너지를 흡수해가면서까지 무질서해지려 한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들은 자연계라는 시스템에 종속되어있는 존재이기에, 의식과 생각 역시 마찬가지로 적용될 수 있는 논리라고 나는 생각이 들었다.

의식과 생각은 엔트로피처럼 그 한계가 무한에 가깝지만, 계속 질서가 없는 방향으로 이동하려 한다.

이것이 '의식의 흐름', '망상', '생각하는 대로', '필(feel)이 왔다'라는 말로 표현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는 이것의 균형을 최대한 맞추면서 컨트롤할 수 있다면 과몰입에 빠지는 현상을 방지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나는 처음에 이 '타이어'에 대한 생각을 시작으로 '열차 바퀴에 있는 이음새'에 대한 의구심을 품었다.

'열차 바퀴에는 도대체 왜 이음새가 존재하는 것일까?'

꽤나 철도 덕후 같고 정말로 쓸데없는 생각이라는 느낌이 드는데, 이렇게 생각이 든다면 정상이다.

여기서부터 이제 '도덕 추론'을 하기 시작하면 된다.

'사실 판단'의 문제인지, '가치 판단'의 문제인지 서로 구분을 하면서 의식을 바로잡는다.

 

열차 바퀴 이음새 (Rigging Train Wheel)

 

열차 바퀴 이음새 (사실 판단)
- 각 바퀴마다 밸런스를 유지시켜줌
- 고속 주행에 대해 안전성을 부여하는 역할을 함
- 고속 회전을 가능하도록 함
- 고용량 제동 장치(디스크) 역할을 함
- 감속 장치의 역할을 함
- 고속 안전장치 역할을 함
- 사전에 탈선을 방지함
- 대차 활주를 방지함

 

위는 열차 바퀴 이음새에 대한 사실 판단을 열거한 것이다.

이 열차 바퀴 이음새에 대해 가치 판단 문제로 들어가면 사람마다 배경지식이 다르므로 이 이음새에 대해 여러 가지 의문점을 제기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열차 바퀴 이음새 (가치 판단)
- 열차 바퀴 이음새는 납작하다.
- 열차 바퀴 이음새에 붙어있는 바퀴들은 둥글다.
- 열차 바퀴 이음새는 단단하다.
- 열차 바퀴 이음새의 마찰 소음은 시끄럽다.
- 열차 바퀴 이음새를 이어주는 작업은 힘들다.
- 열차 바퀴 이음새를 이어주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비싸다.
- 열차를 떠올리면 같이 떠올라서 어쩐지 친숙한 느낌이 든다.

 

열차 바퀴 이음새에 대해 실컷(?) 이야기를 하였다.

이제는 이것과 전혀 상관없는 '선인장'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선인장

 

선인장 (사실 판단)
- 선인장은 식물이다.
- 사막에서 서식하는 석죽목 선인장과이다.
- 선인장은 밤에 이산화탄소를 저장한다.
- 눈이 진화하면서 표면에 가시가 돋아난다.

 

아래는 선인장에 대한 가치 판단의 예시이다.

선인장 (가치 판단)
- 선인장은 둥근 모양이다.
- 선인장의 가시에 찔리면 아프다.
- 어쩐지 디지몬, 포켓몬에 나와서 떠오르는 이미지가 친숙하다.
- 선인장을 떠올리면 더워지는 기분이다.

 

대개 이 글을 보는 사람들은 '여기서 갑자기?', '아니, 도대체 왜 선인장이지?', '뭔 개소리지?'라는 의구심이 들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렇게 생각이 든다면 지극히 정상이다. 왜 하필이면 '선인장'인 것인가에 대해 묻는다면 딱히 의미 같은 건 없다고 대답하겠다.

열차 바퀴 이음새와 선인장은 전혀 상관없다. 나는 이 두 가지의 것들과 관련된 이야기가 과연 나올지도 의문스럽다.

그렇기 때문에 '열차 바퀴 이음새'와 '선인장'이라는 전혀 상관도 없어 보이는 두 객체를 놓고 '도덕 추론'을 곁들이기로 결정한 것이다.

실컷 열차 바퀴 이음새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선인장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을 때 '뭔데 갑자기? 왜?', 더 극단적으로 '진짜 뇌절하네'라는 생각까지 들면서 열차 바퀴 이음새에 관한 이야기에 대한 몰입과 그 흐름이 바로 깨져버렸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즉, 인지 사고능력이라 함은 하나의 객체가 다른 객체와의 연관성을 부여하고 그 실타래를 잇는 과정과 그것을 따라가며 흐름을 쫓아가는 능력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인지 사고력을 동원해 추론을 하는 과정에서 불쾌한 접점이 발생하게 된다면 동시에 객체와의 연관성을 잇는 실타래가 툭 하고 끊기는 느낌을 받으며 뇌리 속이 불편해지거나 집중력이 잠시 흐려진다.

 

'가치 판단'은 '사실 판단' 문제와는 다르게 주관적이고 그 명제가 객관적이지 않다.

대개 과몰입을 하게 되는 원인은 상호작용을 하는 주체와 거래(혹은 타협)를 하는 도중 '가치 판단'을 하는 과정에서 비롯되는 '갈등'으로부터 온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과몰입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가치 판단에 대한 명제를 정의하는 데에서부터 출발한다는 것이다.

사실 판단에만 몰두하고 거기에 집착하게 된다면 상대방이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게 되며, 가치 판단에만 몰두하게 된다면 객관적인 시선이 흐려지고 내 생각의 갈피를 잡는데 실패해 감정적으로만 판단하려들 수 있기 때문이다.

위에서도 서술하였듯,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 발생하는 몰입이 완전히 깨져버리는 현상이 자주 일어나게 된다면 이야기에 집중하지 않아 정신이 산만해지고 너무 몰입을 하지 않게 된다는 문제가 생긴다.

일례로 꿈을 꾸는 경우, 무의식의 세계에서 물리적으로 전혀 말이 안 되거나 현실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도 당연히 여기는가 하면, 전혀 상관없는 A라는 사건과 B라는 사건이 연계되어도 꿈을 꾸는 동안에는 그것에 대해 이상하다고 느끼지 않고 오히려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이것은 내가 그 꿈 자체에 대해서만 의식의 흐름대로 받아들이는 것뿐이지, 꿈에서 발생하는 전혀 상관도 없는 사건들에 대해 몰입을 한다고는 보기 어렵다.

이후 꿈에서 깨어나면 당최 내가 무슨 꿈을 꾸었는지 기억나지 않는 경우가 그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아예 작정하고 내가 처한 상황이 꿈이라는 것을 인지하도록 정신을 각성상태로 만드는 '루시드 드림'이나 꿈에서 펼쳐졌던 내용이 너무나도 인상 깊어 뇌리에 남아 꿈에서 깨어나도 무슨 꿈을 꾸었는지 기억나는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다.

즉, 너무 몰입하는 상태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내 생각의 갈피를 완전히 놓아버리는 것도 아닌 상태.

이 상태를 만드는 것이 지금부터 내가 말하고자 하는 '열차 바퀴 이음새와 선인장 연상 기법'이 되겠다.

 

사실 판단의 근거를 논리 단위로 쪼개어 비교하는 것만으로는 열차 바퀴 이음새와 선인장 두 객체의 공통점을 찾기는 어렵다.

따라서 가치 판단의 근거들을 열거하고 창의성을 발휘하여 두 객체의 공통점을 연관 지어 생각해내면 이야기의 흐름에 집중력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도 과몰입을 방지할 수 있는 효과를 낼 수 있었다.

즉, 요약하자면 생각을 전환시켜 환기시키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연상 기법은 정보를 추상화시켜서 기억력을 오래 유지시키는 기법으로도 활용되거나 명상할 때 트레이닝 기법으로도 사용되곤 하니 상황에 따라 재량껏 활용한다면 꽤나 유용할지도 모른다.

 

어떤 이가 열차 바퀴 이음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상황을 한번 가정해보자.

마침 내가 굉장히 관심이 있는(?) 분야다 보니 이 이야기에 굉장히 몰입하면서 듣고 있다고 하자.

그런데 이야기 도중 상대방이 "사실 열차 바퀴 이음새는 소음이 그렇게 시끄럽지 않아."라면서 내 생각과 틀린 주장을 하고 있다고 하자.

그때 나는 심기가 굉장히 불편해지면서 '그거 아닌데!'라며 속으로 엄청 짜증이 나기 시작할 것이다.

이 때문에 나는 상대방과 대판 말싸움을 하기 시작하게 된다.

위의 예시 상황 자체가 말 같지도 않기에 와닿지 않은 상황일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틀린 것을 틀렸다고 말하는 것이 뭐가 잘못되었다는 거지?'

여기서 알아두어야 할 점은 상대방과 나의 가치관이 다름을 인정하는 자세와 태도를 전제로 깔고 비판적 의견을 내놓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비판적 사고가 아닌 '짜증'이라는 감정상태로 격화되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감정이 들기 시작한다면 내가 이야기에 너무 과몰입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내가 열차 바퀴 이음새에 대해서 과몰입을 하고 있다고 생각이 들 때, 열차 바퀴 이음새와 전혀 상관없는 선인장에 대해 떠올려보자.

꼭 선인장이 아니어도 상관없다. 그냥 뜬금없는 무언가라도 좋다.

열차 바퀴 이음새와 선인장에 대해 공통점은 이런 식으로 엮을 수 있다.

 

연상 (예시)
- 열차 바퀴와 선인장 모두 둥글다.
- 똑같이 둥근 모양의 태양 아래 사막이 보인다.
- 이 사막은 미 텍사스 주의 어느 한 장소이다.

- 텍사스에서 열심히 달리는 열차와 그 주변에 선인장들이 많이 있는 풍경이 떠오른다.
- 그 열차 안에서 나는 선인장들을 바라보며 더운 날씨에 목을 적시는 상상을 한다.

 

이런 식으로 연상하며 열차 바퀴 이음새 이야기에 어느 정도 몰입하면서도 전혀 상관없는 다른 객체에 대한 생각도 동시에 하고 있기 때문에 과몰입은 방지할 수 있다.

상대방이 내 생각과 전혀 상반되는 주장을 하고 있어도 나는 상상 속에 다른 객체를 추상화시켜 그것을 구현시킴으로써 생각과 몰입에 대한 한 가지 다른 통로, 환기구를 만들어두는 셈이다.

일상생활 속에서 전혀 대두되지 않을 '열차 바퀴 이음새'와 '선인장'이라는 뜬금없는 주어들이라서 이 이야기가 와닿지 않을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일상생활 속에서 흔히 언급되는 주어들로 바꿔서 생각해본다면 얼추 '이 찐따가 뭘 말하려는 건지는 알 것 같기도 하다.'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그리고 위에서는 내 생각과 타인의 생각의 다름에서 오는 유치한 불화를 예시로 들었지만, 꼭 이 경우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드라마나 애니, 소설에 너무 몰두하다 보니 캐릭터에 감정이입을 심하게 해서 속에서 부글부글 끓어올라 감정이 주체가 안 되는 경우도 해당된다.

 

한 가지 명심해야 할 부분은 이 방법을 통해 완전히 생뚱맞은 생각을 해서 이야기의 흐름에서부터 벗어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내가 주장하는 바는 연상 기법을 통해 생각을 잠시 환기시키며 집중을 '흐려놓는' 것이 아니라 '분리'시켜보자는 이야기이다.

요즘 말로... '과몰입 방지턱'이라고 하던가. 그것을 스스로 만들어내는 과정과 방법이다.

각자 사람마다 걸맞은 방법이 있고 다 다를 수 있겠지만, 나에게 맞는 방법은 이 연상 기법이 효과가 있었기에 '이런 방법도 있다'정도로만 생각해주면 좋을 것 같다.

 

끝으로, 이런 생각들을 하다 보니 확실히 내가 예전과는 달리 많이 변한 것 같다.

늘 고민거리가 있으면 난제로 남겨놓고 해결할 생각과 의지가 전혀 없었는데, 이제는 나 스스로 해결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또한 과몰입에 대한 과몰입일지도 모르겠지만, 내 나름대로의 해결방법을 찾았으니 만족스럽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