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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따의 기록 보관소/찐따의 생각과 일기

찐따, 또다시 잠이 안 와서 사색에 잠기다.

펭찐 2022. 11. 15.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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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본가에서 돌아온 뒤에 정신없이 짐을 풀고

남은 시간 동안 집에서 빈둥거리기 시작했다.

해야 할 일들은 있지만... 마음이 붕 떠버려서 너무 하기 싫었다.

그래서 작업 중이었던 문서에 내용 몇 줄을 추가한 뒤에

이부자리에 누워서 대충 유튜브를 보며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을까.

중간에 잠들어버렸는데,

정확히 언제 잠들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어제저녁을 먹기 위해서 냉동실에 남아있던 만두를 꺼내어

냄비에 물을 넣고 끓인 뒤에 레인지에 돌려 먹었는데,

그때 시간이 오후 7시 무렵이었던 것을 확인했었으니까

약 오후 8시 30분부터 오후 9시 사이 즈음에 잠든 것 같다.

 

오후 11시 40분 무렵.

역시나... 중간에 잠에서 깨버렸다.

잠들지 않으려고 그렇게 기를 쓰고 있었으나...

피로감에 못 이겨 저녁때 잠드는 바람에

중간에 일어나지 않기 위해 어떻게든 계속 눈을 붙이고 있었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매일 이렇게 잠을 제시간에 잘 수 없는 상태라서 큰일이다.

 

어쩔 수 없이 나는 다시 애니와 유튜브를 보기 시작했다.

미뤄두었던 해야 할 일을 할까 생각도 들었지만,

굉장히 일을 하고 싶지가 않았다.

'뭐... 어떻게든 시간을 보내다 보면 잠이 오지 않을까...'

나는 내심 기도를 하며 안일한 생각에 빠졌다.

 

그렇게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있고...

벌써 글을 쓰고 있는 현재, 오전 5시 30분이 훨씬 넘었다.

사실, 어제 병원에 다녀오면서 약국에서 약 처방을 받을 때

잠이 너무 안 와서 수면유도제를 하나 구비해두긴 했지만,

내성이 생길까 봐 정말로 급한 경우가 아니라면

부담 없이 먹기가 좀 꺼려져서 약을 먹지 않았다.

게다가 약을 챙겨 먹을 것이었다면...

아예 저녁때 잠이 오는 것을 최대한 참은 다음에

평소의 생활패턴대로 수면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는

오늘 오전 12시나 오전 1시 즈음이 되었을 때 먹어야 했다.

 

멍하니 휴대폰으로 애니와 유튜브를 보다가

천장을 바라보며 사색에 잠기는 것을 반복했다.

'회사는... 언제까지 다니다가 그만두어야 할까...

어쨌든 계획대로 언젠가 스스로 결정해서 죽어야 할 텐데...

왜 이렇게 날짜를 정하는 것이 쉽지 않을까...'

그저 모든 것을 끝내고 싶지만 부모님 생각도 나고,

알 수 없는 미련이 자꾸만 발목을 잡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이 즐겁다고 느껴진 적은 없다.

물론 재미있는 애니를 볼 때는...

그때 그 순간 잠시 동안만 재미있다고 느껴질 뿐이다.

현실이 좋아서가 아니라, 가상의 세계를 동경할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인생.

망상에 젖어 세월을 낭비하고 발전이 없는 나 자신이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한심하게 느껴질 뿐이다.

 

망상이나 사색에 잠길 때,

머릿속에 꽃밭을 뛰어다니며 즐거운 상상을 하는 것보다는

이토록 암울하고 우울한 생각에 잠기면 오히려 마음이 편해진다.

내가 찐따이기에, 찐따로서의 인생을 살아온 지 오래되어서 그런 것일까.

나 스스로가 찐따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깨닫기 전까지는

나에게 잘못은 없다고 여기며 오로지 세상 탓, 사회 탓, 남 탓을 하느라

주제 파악을 하지 못하고 나대는 찐따가 되어갔었다.

물론, 초등학교 무렵부터 항상 나의 존재 의의에 대해 의문점을 가지고 있었고,

언제나 죽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며, 시도도 해봤었다.

문제라면 방법이나 방식이 잘못되어서 문제였다.

 

그러면서 세월이 흐르고,

나도 모르게 어느 순간부터는

스스로를 원망하고 저주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지내야 나 스스로가 마음이 편해진다.

이것도 심리적인 자기 방어기제가 작용해서 그런 것 같다.

찐따라서 연락할 상대나 친구가 단 한 명도 없기에,

누군가를 괴롭힐 상대가 없으니까...

본능적으로 스스로를 괴롭히는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과거에는 나의 심리에 대한 고찰을 남기면서

왜 이렇게 행동하게 되었는지 행동을 분석하기 바빴었는데,

이제는 솔직히 나의 심리가 어떻고는 크게 상관이 없다고 느껴진다.

어찌 되었든 병신 같은 찐따가 신세한탄이나 하며 우는 소리나 하는...

그런 헛된 망상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변함없으니까 말이다.

 

28년 동안 히키코모리 백수로 지냈으면서,

고졸 찐따인 주제에 사회생활이라니...

그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그래서 지금도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나에게는 정말로 운이 좋았다고밖에 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우는 소리만 계속 늘어간다.

이토록 절호의 기회조차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아하니,

역시나 나는 머리에 든 것 없는, 배우려는 자세나 태도도 없는,

참된 지혜가 없는 찐따라서 그런 것 같다.

대가리에 든 것이라고는 애니, 유튜브, 게임...

내가 과연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나잇값을 못 하고 있다고 느낀다.

 

이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고, 인지하고 있지만,

정작 이렇게 느끼고 있는데도 고쳐야 할 간절함도 없고,

나 스스로를 바꾸어야 할 필요성도 못 느끼고 있다.

아무래도 나에게는 열정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

매일 혼자 지내다 보니까 우물 안 개구리로 고립되어 있고,

그래서 사고력도 뻔하고 제한적일 수밖에 없으며,

남들 이미 다 아는 거 뒤늦게 알아냈다고 병신같이 좋아한다.

 

... 이렇게 자괴감에 빠지고 스스로를 저주하는 것이

이미 나의 머릿속에는 하나의 시스템처럼 돌아가고 있다.

이런 찐따 같은 놈이랑 과연 이 세상 그 누가 친구 하고 싶어 할까.

죽긴 죽어야 하는데... 왜 이렇게 쉽지가 않을까.

아직 더 떨어질 나락이 있어서 그런 것일까.

다 끝나가던 마당에 사회로 진출했던 탓에

나도 모르게 희망고문이라도 당하고 있는 걸까.

 

결국 새벽이 다 지나도록 잠이 오지 않아서

이렇게 일기를 쓰고 있는 나 자신이...

정말로 한심하고도 미련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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