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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따의 기록 보관소/찐따의 생각과 일기

찐따, 다시 월세집으로 돌아오다.

펭찐 2022. 11. 14.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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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 같은 휴일이 지나고,

벌써 월요일이 찾아왔다.

 

어제 일기에 쓴 바와 같이 저녁때 부모님과 같이 외식을 하였다.

외식비가 43,000원이라는 거금이 나왔다.

거기에 더해 생활용품을 사기 위해 다이소에 갔는데,

약 12,500원 정도 소비되었으니,

총 43,000 + 12,500 = 55,500원을 지출하였다.

 

하루 만에 이렇게 많이 지출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요즘 물가가 굉장히 비싸졌다는 것이 체감되었다.

비싸다고 느껴졌던 것은 사실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소중한 시간을 위해 썼다는 생각에

지출한 비용이 아깝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과거, 백수 시절에서 벗어나 경제활동을 시작한 후,

도중에 그만둘 위기도 극복하며 일을 해서 번 돈으로

비로소 부모님께 맛있는 식사를 대접할 수 있었으니까

처음으로 만족스럽고 뿌듯하다고 느껴졌던 순간이었다.

 

그렇게 어제저녁 식사를 마친 후에 다이소에 갔었는데,

기껏 잘 계산을 해놓고 정신이 없어서 그런지

계산한 물품을 두고 오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나도, 어머니께서도 가게 매장 안에 있을 때는 눈치채지 못했다가

집에 도착한 후 짐을 풀고 나서야 알아차렸다.

매장에 연락을 해서 계산된 물품이 아직 있는지 확인하였고,

다행히도 누가 가져가거나 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래서 어제의 내일, 즉 오늘 아침에 다시 가지러 가기로 하였다.

 

오늘 오전 12시.

역시나 잠은 오지 않았다.

하루 종일 잠만 자서 그런 탓도 있겠으나,

굳이 미리 잠을 안 잤어도 원래부터 잠이 안 왔었기 때문에...

결국 오전 6시까지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운 후에야 간신히 잠들었다.

잠이 들기 전까지는 밀린 애니와 유튜브를 보며 시간을 보냈다.

잠이 오지 않은 나는 계속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비록 재택근무를 하지만 내일 월요일인데...

아... 오전에 병원도 다녀와야 해서

이렇게 밤을 지새우면 안 될 것 같은데...'

 

오전 9시 40분경.

간신히 일어난 나는 씻고 준비하고 짐을 정리하였다.

본가로 올 때는 좋았지만, 다시 떠날 때는 힘들다.

월세집에서 가져온 세탁물들을 본가로 가져왔었다.

나는 항상 주말에 몰아서 빨래를 돌린다.

세탁물이 어느 정도 쌓여야 세탁기를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퇴근하자마자 바로 본가로 내려오느라 시간이 없어서

본가로 가져와 빨래를 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차곡차곡 세탁물들을 정리한 뒤에 짐을 챙기고,

가져왔던 노트북을 챙기기 시작했다.

늘 느끼지만, 컴퓨터를 세팅할 때나 챙길 때가 가장 귀찮다.

 

준비를 마친 나는 밖으로 나왔다.

어머니께서 차를 몰고 오셨다.

같이 병원에 갔다가 짐을 챙겨서 월세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였다.

막상 떠나려고 하니 또다시 서글퍼졌다.

그리고 동시에 마음 한편이 굉장히 찝찝해지기 시작했다.

 

저번 주 금요일 퇴근하기 전,

나는 대표님께 미리 오전 시간에는 병원에 다녀오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래서 오후 시간부터 일을 하기로 스케줄을 잡아놓았고,

그렇게 오후 시간 동안 업무를 끝내고 난 뒤에

업무용 메신저에 보고를 올릴 생각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꽤나 빠듯했다.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치료를 받는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어머니께서도 같이 진료를 받고 치료를 받으셔야 했기 때문에

더더욱 시간에 쫓기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병원에서 치료가 끝나고 약을 처방받아 오는데

시간을 확인해보니 벌써 오후 1시가 조금 지나있었다.

본가에서 병원까지 이동하는 시간도 꽤 걸렸고,

진료받고 치료받는데 사람이 많아서 시간이 꽤 걸렸다.

그래서 점심은 주변 근처에서 간단하게 해결하기로 하였다.

나는 당장 떠오른 음식은 역시 깔끔하게 먹을 수 있는 일식이 떠올랐고,

어머니께 라멘을 먹으러 가자고 했다.

 

다행히 근처에 라멘집이 있었고,

주차할 공간을 찾고 있었다.

그런데 어떤 어르신이 폐지 운반용 리어카를 무단으로 방치해둔 상태...

때문에 주차를 하는데 조금 애를 먹었다.

그렇게 간신히 주차를 하고 라멘을 주문해 먹고 나왔다.

점심을 먹고 난 뒤에 시간을 확인해보니까 벌써 오후 2시...

일을 해야 하는데 시간이 계속 지체되고 있었다.

시간은 흐르는데 일은 하기 싫고, 그렇다고 안 할 수도 없고...

나는 걱정이 들고 조바심이 나기 시작했다.

 

집에 도착한 나는 차에서 짐을 꺼내 풀기 시작했다.

주문했던 음료가 배송이 되어 현관문 앞에 놓여있었다.

편의점에서 음료수 한 병에 약 3~4,000원 사이.

그리고 마트에서 사면 한 병에 약 2~3,000원 사이다.

나는 카페인이 들어있는 음료수를 절대 먹지 않기 때문에

커피는 물론, 콜라나 사이다와 같은 탄산음료 역시도

굉장히 좋아했지만... 눈물을 머금으며 끊은 지 꽤 되었다.

 

때문에 나는 이온음료를 마시거나 아이스티를 마시는데...

아이스티 분말도 카페인 성분을 확인하고

가장 성분이 적은 것으로 마신다.

가뜩이나 밤에 잠도 잘 못 자는데 카페인까지 섭취하게 된다면

매일 새벽마다 지금보다도 더 지옥의 시간을 보내야 하기 때문에

카페인은 일절 안 마신 지 진작 오래되었다.

 

그렇게 절약정신과 카페인에 대한 의존성을 단절시키고 선택한 방법이

인터넷 배송으로 이온음료를 박스로 주문하는 것을 택했다.

이렇게 주문하면 약 20,000원 정도 절약할 수 있고,

박스는 플라스틱과 종이를 분리수거하는데 용이하게 사용할 수 있어서

웬만하면 다 주문해서 구매를 하는 것이 낫다는 결론이 나왔다.

 

아무튼, 나는 배송된 음료수와 짐을 집 안으로 옮겼고,

이것저것 짐을 풀고 다시 컴퓨터를 세팅하기 시작했다.

어머니께서는 집안일을 도와주셨고,

그렇게 나는 어머니를 마중 나가서 작별인사를 하였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작별인사를 할 때 가장 마음이 서글퍼진다.

본가에서 지내고 싶지만, 본가에서 회사로 가는 교통망이 좋지 않은 편이고

그렇다고 운전면허를 취득해서 차를 몰고 가려면 월세 살이 보다 비용이 더 들어간다.

차를 유지 보수하는데 들어가는 비용과 기름값, 그리고 세금...

그런 것을 전부 고려하여 계산을 해본 결과가 월세살이가 더 낫다는 결론이 나왔다.

뿐만 아니라 출퇴근의 용이함도 고려를 해야 했기 때문에...

그래서 독립해서 바깥 생활을 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정신없이 집에 도착한 나는 컴퓨터를 켰고,

업무를 시작하려고 하였다.

그런데... 너무 하기 싫기도 하고... 굉장히 피곤해졌다.

그래서 고심 끝에 나는 저번 주에 문서 작업을 하다만 부분에

내용을 몇 줄 더 추가해서 클라우드 저장소에 업로드하였다.

아직 대표님께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행이었다.

그래서 업무 보고에는 저번 주에 이어서 문서 작업을 진행하였다고

메신저로 보고를 올린 상태이다.

그러고 나서 나는... 너무 피곤한 나머지 누워서 유튜브를 시청하였다.

 

프로젝트 프로토타입을 기획하고, 설계하고, 개발을 해보면서

어느 정도 감이 좀 잡힌 상태라서 그런 점도 있고,

무엇보다 현재 진행 중인 다른 프로젝트는 기술적인 난도는 높지 않은 편이다.

다만, 복잡도가 조금 심해서 설계 단계에서 머리를 좀 싸매야 하는 케이스다.

때문에 나는 이전과 동일하게 먼저 설계를 한 뒤에 프로토타입을 제작해보고

프로세스가 올바르게 동작하는 것인지 먼저 검증을 해볼 계획에 있다.

단순히 프로세스 검증 절차이기에 당연히 디자인은 배제한 상태에서 말이다...

 

그렇게 생각을 하니까 내일 업무를 해야 할 목표치도 얼추 정해졌고...

회사 내부 프로젝트라서 저번처럼 급하게 진행할 필요조차 없기 때문에

느긋하게 개발을 진행하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뭔가... 나도 모르게 나태해졌다.

'그래도... 이것이 내가 원했던 게 아닐까...

시간에 쫓기지 않고 돈도 그냥저냥 적당히 받으면서...

대충 편하게 일하는 거...'

이렇게 생각이 드니까 쉴 수 있을 때 푹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은 수습 기간이라 돈에 쪼들리며 지내기는 하지만,

생활하는 데에 지장이 생길 정도로 심각하지도 않고...

이 정도면 딱 내가 원하던 그런 그림이었기에 나름 만족스럽다.

수습 기간이 지나면 지금보다도 월급을 더 받게 되니까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소비금액을 충당하고 여유가 생길 것이다.

물론... 그때까지 내가 버텼을 때의 이야기이지만 말이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주말은 너무 짧게 느껴진다.

벌써 월요일이라니...

만약 월요일에 재택근무라도 하지 않았다면 얼마나 더 힘들었을까...

출퇴근은 주 4일 동안 하는데도 힘들다고 느껴지는데...

현재 내가 살고 있는 곳과 회사와의 물리적인 거리도 짧은데도

항상 피곤하고 힘들다고 느껴지는데...

이보다 더 근무환경이 안 좋았다면 얼마나 더 힘들었을까.

게다가 지금 같은 근무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일이 너무 하기 싫어서 계속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드는데...

 

백수 시절의 찐따인 나는 아직도

나의 마음속에서 졸업을 하지 못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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