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찐이의 블로그

안녕하세요오오...

펭찐이의 블로그 자세히보기

찐따의 기록 보관소/찐따의 생각과 일기

지혜가 없기에, 찐따인 나는...

펭찐 2022. 11. 6. 16:30
반응형

 

BGM: One Way (MC Sniper, Outsider)

 

 

 

잠 못 이루는 새벽.

고뇌에 빠진 나는 계속 묻어두었던 계획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다.

 

하나를 해결하면, 또 다른 어떤 하나가 다시 문제가 생기고,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여 끝없이 반복되는 인생이다 보니까

지칠 대로 지쳐버린 나는 여기서 더 움직일 기력이 남아있지 않다.

 

나이는 계속 먹고 있는데,

나는 언제나 제자리걸음질을 하느라 바쁘다.

28년 동안 쌓아 올린 지혜라고는 단 하나도 없어서 그렇다.

서른을 앞두고 있는 <어른>이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어리석고, 미숙하고, 어설프고, 엉성하다.

타인들은 실패를 거듭하면 실패를 통해 배우고,

그것을 밑거름으로 성장하여 앞으로 나아간다.

반면, 찐따인 나는 잔꾀를 부리느라 숙련되지 못했다.

 

삼국지에 나오는 영웅호걸,

신기 묘산의 재주를 가진 모사,

그리고 한때 천하를 쟁패한 군주들을 보면

하나 같이 실패를 경험하였고,

그로 인해 자신을 단련하였다.

뿐만 아니라 그들의 곁에는 항상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있었다.

그렇기에 그들은 역사에 이름을 남길 수 있었다.

 

반면, 나는 그 무엇 하나 가지고 있는 것이 없다.

지혜, 열정, 끈기, 희망, 그리고... 동료, 친구...

사회로 진출해서 조금은 발전한 줄 알았는데,

우는 소리만 늘어났고, 배움을 통해 성장하지 못했다.

그것은 바로 나에게 참된 지혜가 없어서다.

문제의 원인, 그리고 해결책은 나 스스로도 알고 있다.

그러나 알고만 있지,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행할 능력이 없다.

 

나는 어리석다.

현실을 잊기 위해 도피처로 애니를 보는 것을 선택했다.

그러나 그것을 후회하진 않는다.

그렇게라도 했기 때문에 잠시나마 버틴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싶었으나, 제기할 수 없었다.

이미 나락으로 떨어질 대로 떨어져 버린 나의 인생에서

그나마 버팀목이 되어준 것은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다만, 언제까지나 이렇게 계속 지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세월은 개인의 사사로운 사정을 신경 쓰지 않고 달려간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은 거짓말이다.

세월의 무게를 이겨낼 수 있는 인간은 아직까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한 과학 기술력이 현재 문명에는 아직까지 발전되지 않았다.

언제까지나 계속 청춘으로만 지낼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었던,

찐따인 나는 그것을 직접적으로 체감하고 있다.

 

이것이 찐따인 나에게 걸맞은 최후다.

비참하고, 절망하고, 좌절하는 것이 나에게 걸맞는다.

일이 너무 잘 풀리면 그것은 이제 그것대로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따뜻한 위로의 말보다 어차피 나 같은 쓰레기 찐따에게는

절망적이고 냉혹한 현실에 대해 이야기를 듣는 것이 더 편해진다.

그래야 비로소 헛된 희망을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인생은 B(irth)와 D(eath) 사이에 C(hoice)의 연속이라고 그랬던가.

지난 모든 일들은 전부 나의 선택이었다.

그리고 지금도 선택의 순간을 마주하고 있다.

지혜가 없는 나는 늘 그래 왔듯 잘못된 선택을 내릴 것이다.

나에게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잘못된 선택이라고 할지라도 그것을 후회하진 않는다.

후회하고 반성해야 하는데, 나는 그런 마음이 단 하나도 들지 않는다.

되려, 한편으로 잘 됐다고 생각하고 있다.

 

<삶의 의지>는 인간이 살아가는 데에 있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필수불가결적인 요소이다.

나는 이토록 인간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가 결여된 상태다.

때문에 열정도 없고, 열정이 없어서 후회하는 일도 없다.

그런 이유로 잘못된 선택으로 인한 반성을 할 의미도 느끼지 못한다.

그것이 찐따가 되어버린 나라는 존재다.

 

어떤 목표나 목적도 없어서 산송장과 같은 인생을 보내고 있다.

정말로 숨만 쉬고 있는 죽은 상태와 다를 바 없다.

타인이 힘들게 노력해서 쌓아 올린 공적이나 결과물을 바라보고

'나도 저렇게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라는 생각을 가져야 정상이다.

과거의 나는 분명 시기와 질투심에 사로잡혀 부러움을 느꼈지만,

반면 현재의 나는... 아무런 감흥도 느껴지지 않는다.

'어차피 나는 이 세상에 곧 없어질 존재인데,

타인이야 어찌 되든 나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이런 생각만이 나의 뇌리를 지배할 뿐이다.

 

찐따를 탈출해야 한다는 누군가의 말...

다른 그 누구보다도 나는 그것에 정말로 목멨었다.

그러나 어설픈 내가 시도해봤자 광대에 불과할 뿐.

그리고 이제는 그에 대한 필요성조차 전혀 느끼지 못한다.

'굳이 왜 탈출해야 하는 거지... 인정하면 편할 텐데.'

 

죽는 그날까지 나는 내가 찐따라는 사실을 절대 부정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나 자신을 끝까지 저주할 것이다.

이 천하에 태어나서 죽는 날까지 단 한 번이라도

제대로 된 꿈을 가져본 적이 없는 나를 저주할 것이다.

그리고 그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 나 자신을 저주할 것이다.

그렇게 해야 나 자신이 편해지기 때문이다.

 

찰나의 이익에 눈이 멀어서

참된 지혜를 쌓아 올리지 않았던 나는...

말 그대로 행실에 문제가 많은 찐따다.

반성조차 하지 않는 나는...

그렇기에 나는 찐따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