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찐이의 블로그

안녕하세요오오...

펭찐이의 블로그 자세히보기

찐따의 기록 보관소/찐따의 생각과 일기

찐따인 나는 열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펭찐 2022. 9. 13. 01:22
반응형

 

 

삶에 무엇이 필요한지 모르겠다.

원하는 것은 거진 다 이루었다고 생각하여서 그런 것일까.

 

이제 시작일 뿐인데 그래서 더욱 두렵다.

고작 이제 시작일 뿐이기 때문에 두려운 것이다.

해보지도 않고서 좌절하는 것 아니냐는 말에는 할 말이 없다.

애초에 내가 의지가 있었다면 찐따가 아니었을 테니 말이다.

 

답이 안 나온다.

과연 안 나오는 걸까, 아니면 그냥 답이 없는 걸까.

그것조차도 이제는 모르겠다.

이것을 해볼까, 저것을 해볼까 그런 생각조차도 들지 않는다.

욕심이 사라져서 인생의 목표가 사라졌다.

 

'돈을 많이 벌어서 부자가 될 거야!'

'친구를 많이 사귀고 인싸가 될 거야!'

'예쁜 여자와 연애를 할 거야!'

'찐따를 탈출할 거야!'

 

욕심 그득했던 어리석었던 과거를 떠올리면 우스워진다.

이제는 무슨 생각이 드는가 하면,

 

'찐따인 내가 부귀영화를 누려봤자 뭐 할 건데.'

'찐따인 나에게 이 정도면 됐지.'

'이 정도면 감사한 것 아닌가.'

'그래, 찐따에게는 과분한 처사이다.'

'이 정도면 충분히 감사해서, 더는 할 게 없다.'

 

'고로, 의미가 없다.'

 

이것이 최종 결론이다.

인생의 소재 고갈, 막간극.

참담하기 그지없고,

그래서 더욱 찐따인 나에게 걸맞은 결말이 아닐까 싶다.

여기서 무언가를 더 바라는 것도 사치라는 생각만 들고,

이제는 더 이상 그리 하고 싶지도 않다.

 

참으로 아이러니하지 않나 싶다.

사회로 진출해본다면 생각이 바뀌지 않을까 싶었는데,

오히려 더 허무해지고 내가 뭐 하는 건가 싶다.

대체 나는 무엇을 위해 먹고살아야 하는지 백날 고민해봤자

딱 그 수준인 고민에 지나지 않았다.

 

나는 계획을 세우는 것을 싫어한다.

어차피 계획을 세워봤자 그럴싸한 계획에 지나지 않으며,

인생이 뜻대로 되는 법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을

실패뿐인 여러 번의 경험을 통해 체감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계획을 분명히 해야 할 필요가 생겼다.

 

커트 코베인 (Kurt Cobain)

 

열정 없이 사느니,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
Rather be dead than cool.
- 커트 코베인 (Kurt Cobain)

 

사전(死前)계획과 사후(死後)계획.

즉, 잘 죽기 위한 계획.

예전에 이미 세워놓은 것은 있지만,

좀 더 구체적으로 명확히 계획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왜 이런 생각이 드는가에 대한 의문은,

이토록 고통과 절망뿐이었던 인생 속에서

더 이상의 가치를 찾지 못하겠다는 이유에서다.

 

진정 나에게 열정이라는 것이 있는가를 묻는다면,

"열정이 없다."라는 대답밖에 할 수 없다.

위의 커트 코베인의 어록처럼

열정 없이 사느니,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고 하였다.

다시 말해, 이제는 진지하게 <죽음>에 대하여

러프한 계획 말고 구체적인 논의를 해볼 때가 온 것이다.

 

나는 부와 명예도 필요 없고,

이제는 더 이상 인간관계나 친구를 만들고 싶지도 않고,

연애나 사랑도 어차피 찐따라서 불가능하지만 필요 없고,

과거부터 해보고 싶었던 것을 해봤기 때문이다.

즉,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제는 하고 싶은 것이 없는 것 같다.

 

성인 남성이 신체적으로 가장 전성기인 나이는

사람마다 어느 정도는 차이가 있겠지만,

평균적으로 20대 중후반부터 30대 초중반까지다.

그래서 신체적으로 가장 건강할 이 시기에

나의 의지로 죽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치매에 걸려 '생각할 수 있는 나'를 잃어버리기 전에,

육신이 노쇠해져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하기 전에,

이 이상 더 험한 꼴을 보기 전에 말이다.

 

내게 돈이라는 것은 건강을 유지하고,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한 상태에서 죽기 위해 버는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이것이 새로운 목표라면 그렇게 되는 것인가.

기나 긴 여정 끝에, 결국 원점으로 돌아왔다.

이제 이것에 대하여 진지하게 계획하고,

고민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