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연인을 만나게 되었고,
소중한 연인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세상을 등졌던 내가, 다시 사회로 출사표를 던졌었다.
2024년 3월 중순 즈음이었다.
2023년에 첫 직장을 그만두게 되었기 때문에
2024년이 되고 연인과 함께 생활을 하려면 직장을 다시 구해야만 했다.
직장을 다시 구하기는 굉장히 어려웠지만,
정말 운이 좋게도 들어갈 수 있었다.
첫 직장에서 만큼의 자유로운 출퇴근은 아니었고,
출퇴근 시간도 이른 아침부터 준비해서 나갔었다.
후술 하겠지만, 그럼에도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에 비하면 굉장히 좋은 곳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서울이라는 대도시에 위치해 있다 보니 출퇴근이 힘들고 아침 일찍부터 준비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첫 직장처럼 매주 금요일마다 재택근무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내게 주어졌던 포지션은 백엔드 개발과 유지보수 작업이었다.
요구 사항도 정말 많았고, 자주 바뀌고, 더러워서 일은 좀 힘든 편이었다.
협력 업체가 대한민국에서 손에 꼽을 만큼 상당히 큰 기업이었기에 지점이 많았는데,
각 지점별로 원하는 요구 사항을 일일이 다 들어주다 보니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결국 그 기업은 망해버렸다.
나름대로 원인을 분석해 본 결과,
적당히 처내고 적당히 작업을 진행했어야 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었고
C급 인사들은 죄다 급한 불을 끄느라 파견을 나가 있던 상황이라서
나를 포함한 주니어급 인원들이 남아서 프로젝트를 계속해야 했던 상황이었다.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려다가 결국 부도가 나버린 것이다.
첫 직장보다도 더 많은 페이를 제안했었고,
사람들도 좋고 분위기도 좋았던 기업이었다.
그래서 망해버린 것이 굉장히 아쉬웠다.
결국 회사가 망해버려서 실업자가 되어버렸기에 실업급여를 받으려고 했다.
다만 아쉽게도 고용보험 가입일자가 부족해서 실업급여를 받지 못했다.
그래서 그동안 모아 놓은, 몇 푼 안 되는 돈으로 어떻게든 버텨야 했다.
소중한 인연과 함께 지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돈이었지만,
그동안 쉴 새 없이 달리면서 일해왔었기에 휴식을 취한다는 마인드로 후일을 도모하였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한계가 있듯, 가진 돈이 점점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함께 있는 연인이 나에게 쓴소리를 하기 시작했었다.
내가 집에서 놀고먹고 있어도 상관은 없지만,
미래를 생각해야 하지 않겠냐는 현실적인 조언이었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계속 놀고먹고 싶었고,
그동안 했던 일이 너무 힘들었던 탓도 있고,
점점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염증을 느끼기 시작했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점점 지쳐가고 있었다.
연인이 나에게 구직과 관련해서 복지를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고,
덕분에 어떻게든 월세를 해결할 수 있었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런 정보를 어떻게든 빠르게 알아내서
실천에 옮기는 그 실행력은 늘 감탄하게 되고,
나태한 나에게는 지금도 애인의 이러한 점을 굉장히 본받고 있다.
그리고 2025년 올해, 정말 간신히 직장을 구하게 되었다.
전 직장보다는 페이가 좀 적긴 해도...
시간 외 수당을 철저히 계산해서 즉시 금융치료를 해주는 덕분에
봉급은 불만족스러워도 수당이 들어와서 나름 만족스럽다.
전 직장보다는 미약하게나마 체계가 잡혀있는 것 같기도 하고...
아직은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더 적응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 있는 직장이 현재 살고 있는 집과 너무 멀다.
출퇴근 시간만 해도 총 합치면 3시간이 넘는다.
때문에 회사와 가까운 거리로 이사를 가기로 결정했다.
다만, 연인이 아직 학생이라서 다니고 있는 학교와의 거리도 생각해야 했기 때문에
최대한 절충하여 위치를 선정하였고, 집을 알아보러 다녔었다.
그렇게 이사하기로 결정한 집이 생겼고, 계약서를 사전에 작성해 두었기 때문에
이번 달에 이사를 갈 예정이다.
지금 다니고 있는 직장에서는 인간관계가 피곤하다.
회사 분위기는 철저한 개인주의적 분위기여서 매우 좋긴 하지만,
그만큼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마다 서로 눈치를 봐야 하는 구조다.
'그 일을 제가 해야 하나요?'라고 대놓고 회의 시간에 이야기가 나올 정도면,
신입인 나는 대체 얼마나 눈치를 보고 있어야만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그래도 도와줄 때에는 확실히 도와주니까 적절한 선을 유지해야 한다.
예전 같았다면 절대로 하지 못할 외줄 타기이지만,
연인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나도 많이 배웠기 때문에
효과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이제는 내 나름대로의 대처 프로세스를 구축해 두었다.
아마도 나도 이제 사회에 찌들어버린 아재가 되었다는 의미일지도 모르겠다.
점점 해야 할 일들이 많아지고 있는 관계로
블로그에 글을 작성할 시간조차 없었기에
늘 신경은 쓰고 있었지만, 작성하지 못했었다.
그러나 이번에 받은 프로젝트가 '잘' 마무리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요구 사항 한하여' 마무리가 되었기에...
글을 쓸 여유가 생겨서 이렇게 글을 남길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 또 어떤 시련이 기다리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제발 무사안일하게 넘어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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