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일을 그만둔 지도 벌써 4개월이 다되어간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갈피를 잡지 못한 채 방황하고 있다.
방 안에만 틀어박혀 예전과 다를 바 없이
나는 세상과 단절되고 고립되어 지내고 있다.
항상 드넓은 대자연을 생각한다.
혼란스러운 도시를 떠나 아름다운 자연 속을 거닐고 싶다.
그러나 자본이 지배하여 무주공산이 없는 이 땅에
여전히 찐따인 나에게는 갈 곳이 없는 듯하다.
<신체화>가 진행된 지 오래된 것 같다.
심리학에 사용되는 용어인 그 '신체화'다.
피폐해진 정신은 육신을 갉아먹기 시작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신체를 통해 서서히 드러났다.
때문에 정신뿐만 아니라 육신도 온전하지 않다.
몸상태가 안 좋아져서 병원에 찾아갔고,
나는 눈치를 살피며 피검사를 받았다.
그래서 먹어야 할 약이 늘어났다.
나는 워낙 찐따라서 입가에 술을 가져가지도 않는다.
마지막으로 술을 마셔본 적이 언제인지도 잘 모르겠다.
아마 대략 7~8년 정도가 지난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 수치가 좋지 않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의사 선생님께서 나에게 말씀하셨다.
"흔찐씨가 복용하고 있는 약이 워낙 센 약인데,
그런 약을 복용하신 지도 꽤 오래 지난 것 같고...
그래서 간이 안 좋아진 것 같아요."라고 말씀하셨다.
이 찐따의 나이는 올해 스물아홉.
즉, 나의 이십 대는 올해가 마지막이다.
이십 대 초반에 병으로 시작하여
이십 대 마지막을 병으로 끝내는 건가 싶다.
그래서 더더욱 나는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러나 찐따인 나는 너무나 나약하다.
아직도 어찌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어쩔 수 없이 이 세상과 타협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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