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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따의 기록 보관소/찐따 아카이브

찐따 2.0

펭찐 2022. 12. 31.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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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その心は折れない

~ 超人高校生たちは異世界でも余裕で生き抜くようです! OST ~

 


 

 

찐따 인생 28년...

아니, 이제 올해를 보내게 된다면,

29년 차로 넘어가게 된다.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한 지 벌써 3년째가 되어간다.

참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때는 전혀 몰랐을 것이다.

믿기 힘든 일들의 연속이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내려놓으며 시작했던 블로그.

내가 찐따라는 사실을 부정하며 지내던 날들을 보내고

이제야 비로소 찐따라는 사실을 인정하며 지냈다.

온갖 저항을 다 해봐야 무의미한 행동이었을 뿐이었다.

 

그래서 모든 것들을 내려놓으려던 그 순간...

처음으로 나에게 다가오면서

내게 처음으로 친구가 되어주었던...

친절했던 한 소녀.

그리고 그 소녀가 만들어준 이 세상에 대한 <미련>.

 

세상에 이토록 찐따 같은 나에게도 다가와줄 만큼

친절한 사람도 분명 존재한다는 것을 가르쳐주었다.

하지만, 크나 큰 행운이 찾아온 만큼 불행이 찾아왔고,

수술했던 지병이 재발하는 바람에 고통 속에 몸부림을 쳐야만 했다.

 

그렇게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망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 소녀는 끝까지 나를 떠나지 않았고,

덕분에 나는 힘든 시련을 이겨낼 수 있었다.

그 정도로 굉장히 친절하고도 아름다운 소녀였지만,

이 찐따 같은 존재에게는 과분했던 존재였나 보다.

 

결국 그 소녀는 나에게 정이 다해 떠났고,

나는 다시 홀로 고립되었다.

다시금 고독과의 사투를 벌이면서

나는 과거를 돌이켜보면서 미래를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때 그 소녀가 나에게 가르쳐준 커뮤니케이션 능력 덕분에

나는 서서히 사회생활을 위한 준비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소녀가 연락하지 않던 옛 동기에게 연락을 시도하도록 격려해 주었고,

그 덕분에 나는 옛 동기와 다시금 연락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당시에는 찰나의 순간뿐이었지만,

이것이 큰 도화선이 되어 2022년 마지막을 장식하게 되는...

그런 큰 복선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었다.

 

미래를 위한 고민과 계획.

그리고 포기했던 나의 어린 시절, 하고 싶었던 것.

핑계 대면서 미뤄둔 하고 싶었던 일을 해보기 시작했다.

이것이 올해에 히키코모리 백수였던 찐따인 나에게,

사회로 진출하도록 만들어준 결정적인 원동력이 되었다.

 

그렇게 해서 참으로 운 좋게 얻게 된 직장.

직장에 다니며 나는 사회생활이라는 것을 점점 배우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토록 많은 것들을 이뤄냈음에도

여전히 채워지지 않는 의문점, 그리고 공허함.

그것은 바로 <내가 존재하는 이유>.

천재들조차 풀지 못했던 인류 최대의 난제를

한낱 찐따인 나 따위가 알 수 있을 리 없는 법.

 

때문에 나는 열정이 없다.

열정 없이 사느니 차라리 죽고 말겠다는 커트 코베인의 어록.

그 어록이 나의 마음을 후벼 파기 시작했다.

그렇게 무의미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던 도중,

어느 날 예고도 없이 갑작스럽게 그 동기에게 연락이 왔다.

 

28년, 아니 29년 인생 처음으로 소개팅이라는 자리에 갔었다.

첫날부터 분명 안 될 거라고 믿고 있었는데,

이날도 운이 정말 좋았는지 칼같이 거절당하지는 않은 상태다.

보상으로 태어나서 난생처음으로 수제쿠키라는 것도 받아보았다.

참으로 행복한 시간이 아닐 수 없다.

돌이켜보면 주변 모든 것들이 한순간에 뒤바뀌어버렸다.

그럼에도 나는... 아무것도... 단 하나도 바뀌지가 않았다.

 

때문에 그녀와 언제까지 연락하며 지낼 수 있을지도 잘 모르겠다.

아마 그녀도 그때 그 소녀처럼 정이 다해서

기어코 나를 떠나갈지도 모르는 일이다.

나는... 매사에 부정적인... 찐따니까 말이다.

 

아무것도 바뀌지 않은 나 자신.

그리고 바뀌어야 할 이유조차 잘 모르는 나 자신.

그렇기에 나는 찐따다.

모든 역경과 시련을 겪고 나서도 배움이 없는 나는 찐따다.

 

그때 그 소녀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지 매일 생각하고,

그 소녀가 나에게 남기고 간 여운이 굉장히 크기에 꿈도 자주 꾼다.

그 소중했던 기억들과 추억.

그것이 현재의 나를 만들었다.

다만, 그럼에도 나는 바뀌지 않았다.

 


 

 

그 소녀에게, 그리고 현재 만나고 있는 그녀에게.

적어도 부끄럽지 않은 찐따가 되기 위해서...

조금이라도 달라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는... 좀 더 나은 찐따,

버전이 업데이트된 2.0이 되었으면 좋겠다.

 

새롭게 얻은 직장에서도,

새롭게 만난 새로운 인연들에게도,

지금의 나를 있게 해 준 그 소녀에게도,

그리고... 나 자신에게도...

 

이제 나에게 남은 시간은 별로 없다.

목표로 했던 그날까지 그저 달릴 뿐이다.

그날이 찾아온다면, 나는 더 이상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겠지.

그때가 찾아오기 전까지는...

적어도 답을 찾아내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나는...

뭐라도 답을 찾아내고 싶다.

조금이라도 더 발전하리라 믿고 싶다.

비록 내가 참으로 미천한 찐따일지라도...

내가 지금껏 다른 찐따 2.0이 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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