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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처음으로 유일한 친구가 되어준 소녀에게.

펭찐 2022. 12. 16.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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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처음으로 유일한 친구가 되어준 소녀에게.

 

소녀, 네가 처음 나에게 먼저 친절을 베풀며 다가왔던 날...

그때가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이었던 2020년 9월이었지.

그다음에 소녀, 너를 직접 만났던 때가 2020년 10월 즈음이었구나.

어느덧 벌써 2022년의 마지막인 12월이 찾아왔고,

이제는 2023년을 바라보는 시기가 된 것 같구나.

 

세월은 나의 사사로운 사정에 신경 쓰지 않으며 무심히 흘러가고 있음에도

소녀, 네가 처음으로 나의 친구가 되어주었던 그날을 잊지 못한단다.

비록 너와 내가 함께 만나서 보낸 시간은 짧았지만,

그 짧은 시간이, 함께 보냈던 1분 1초가 나에게는 굉장히 귀중한 시간이었단다.

이토록 찐따 같은 나에게 친구가 되어준 사람은 네가 유일한 이유도 있지만,

나 혼자였다면 결코 이루지 못했던 것들이 참으로 많기 때문이란다.

 

내가 이 세상과 작별을 하려고 마음을 먹었을 때,

소녀, 네가 이 블로그를 통해 네가 먼저 나에게 친구가 되어주겠다고 했었지.

네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그때 너는 나의 수명을 늘리게 된 것이란다.

물론, 아직까지도 이 세상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지 않기에 언제 떠나게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렇다고 할지라도 네가 이 찐따의 여생을 조금이라도 더 보낼 수 있도록 한 것은,

속세에 대한 미련이라는 것을 직접적으로 만들어준 셈이 되겠구나.

 

소녀, 나는 인생을 살다 보니 어렴풋이 믿게 되는 것이 한 가지 있단다.

옛말에 인생사 새옹지마라는 이야기가 있듯이,

나에게 행운이 찾아온다면 그에 필적하는 불운도 반드시 따르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단다.

분명한 인과관계가 없음에도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신용하게 된단다.

불행히도, 네가 처음으로 친구가 되어주었던 날에

내게 멀쩡했던 지병이 다시 재발하는 바람에 고생을 했었지.

그때 그 힘들었던 시기에도 네가 응원을 해주었기 때문에 고통을 이겨낼 수 있었단다.

 

소녀, 네 생일이 되던 날...

난생처음으로 친구 생일파티라는 것을 해봤었던 추억이 떠오른단다.

학창 시절, 친구가 없던 나는 친구 생일파티라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몰랐었지.

누군가와 함께 생일을 축하해주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

그런 시간들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두고두고 회자될 수 있다는 것과 그 시간의 소중함...

그것을 내게 가르쳐준 사람이 바로 네가 유일하단다.

 

누군가에게는 흔하디 흔한 하루 이벤트에 불과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는 그 흔하디 흔한 이벤트가 굉장히 절실하고,

적어도, 최소한 한 번쯤은 남들은 다 해보는... 그런 흔하디 흔한 경험을 해보고 싶은...

나 같은 사람도 분명 존재한단다.

반대로, 나의 생일이 되던 날에는 네가 직접 나에게 선물도 해주었었지.

집에 돌아갔던 나는 감동해서 눈물이 흘렀던 이야기는 그 누구도 몰랐을 거야.

그때 함께했던 추억은 죽을 때까지 나의 기억 속에만 간직하고 있을 거란다.

 

이토록 친절하고 상냥했던 너 조차도 이 찐따인 나를 감당할 수는 없었겠지.

나에게 정이 다해 연락이 끊어졌던 그 순간에도 나는 그 누구도 원망하지 않았단다.

유일하게 원망했던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찐따인 나 자신이었지.

그렇게 인터넷이라는 공간을 떠나 세월을 보내면서 나는 한없이 망가지고 있었단다.

매일 집에 틀어박혀 밖에 나오지도 않은 채,

애니로 시작해서 애니로 끝나는 그런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자연스레 나는 고독함과 싸움을 벌이고 있었지.

 

그렇게 세월을 약 5~6개월 정도 낭비하며 보냈을까.

시간이 지나니까 문뜩 깨닫기 시작했던 것 같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궁금해지기 시작했단다.

'그 소녀는 지금쯤 잘 지내고 있을까...'

그래서 나는 미래에 대한 생각을 해보면서, 내가 해보고 싶었던 것을 한번 해보자는 결심이 생겼단다.

 

그리고 마침내, 참으로 많은 일이 있었던 올해 2022년이 찾아왔지.

하루하루를 의미 있는 배움으로 지새우며,

하루하루를 의미 있는 사색으로 물들이기 시작했던 것은 아마도

손을 놓아버렸던 프로그래밍을 시작하면서부터였을 거야.

운이 좋았던 게 가장 큰 이유이긴 하지만, 9월 중순 즈음에 사회로의 진출을 하게 되었단다.

사회로 진출을 하면서 굉장히 다사다난한 하루를 보내고 있고,

이렇게 될 수 있었던 근본적인 원동력은 바로 소녀, 네 덕분이란다.

 

기억할지 잘 모르겠지만, 예전에 네 응원 덕분에 인연이 닿았던 동기가 있었지.

누군가에게 말을 걸어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내게 커뮤니케이션을 가르쳤던 그때 말이야.

나는 어색하고 어눌하였기에 망설였고, 그럼에도 네 응원 덕에 용기를 내어 연락을 하는 데에 성공했었지.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그때 연락을 했던 그 동기와는 자연스레 연락이 끊겼었단다.

그러다가 최근에 그 동기가 나에게 다시 연락을 했는데, 갑자기 소개팅이라는 파격적인 과제를 내주었단다.

28년 동안 인생을 살면서 연애는커녕 소개팅이라는 것을 단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찐따인 내가,

소녀, 너를 만났던 덕분에 불과 2년 만에 이런 자리까지 오게 되었단다.

 

... 하지만 소녀, 너도 잘 알다시피 내가 소개팅이 성공적으로 되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을 거야.

나 역시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 상대방 분이 너처럼 아름다운 미인이신 점도 있고...

때문에 찐따인 나에게는 너무나도 과분한 분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이토록 내세울 것 하나 없는 찐따인 나 주제에 연애라니... 웃긴 일이잖니...?

나도 나 자신을 잘 알기에, 어차피 안 될 것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단다.

그럼에도 이토록 찐따인 내가 소개팅이라는 경험도 해볼 수 있는 이유가 바로 네 덕분이기에,

어차피 이 글을 볼 일은 없겠지만, 비록 보잘것없는 편지라도 감사한 마음을 어떻게든 전하고 싶었단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만에 하나 잘 된다면 이 역시도 네 덕분에 된 거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찐따인 내가 비정적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준 것은 전부 네 덕분이니까 말이지.

 

처음에도 이야기하긴 했지만, 어느덧 12월도 끝나가고 있구나.

여기까지 올 수 있게 해 준 점에 대해 다시 한번 고맙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어.

소녀, 흔하지 않은 그 상냥한 마음을 유지하고 건강히 지냈으면 좋겠다.

어차피 보진 않겠지만, 그럼에도... 전하고 싶었어.

전부 네 덕분이야... 정말로 고마워.

부디, 건강히 지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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