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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따, 송년회 일정이 잡히다.

펭찐 2022. 11. 29.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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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9일.

정신없이 일만 하느라 벌써 11월이 끝나가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평일에는 일만 하고, 주말에는 뻗어서 애니 보다가 잠만 자고...

찐따인 내가 히키코모리 백수에서 이제는 완벽한 월급쟁이가 되었다.

 

주말에 매일 밤을 새우는 바람에 잠드는 것이 쉽지 않다.

어제는 재택근무라서 그나마 사정이 나았다.

오늘은 출근을 해야 했으므로, 어제 잠들기 전에 수면유도제를 챙겨 먹었다.

 

오늘 아침에 일어났을 때 음료를 택배 주문했던 게 도착해있었다.

문제는 어제 비가 와서 그런지 박스가 전부 젖어버리는 바람에

다 찢어져서 통을 일일이 하나하나 옮기느라 아침부터 막노동을 했다.

가뜩이나 집에 놓을 공간도 마땅치 않은데, 박스가 없으니...

 

낑낑거리며 통을 전부 옮긴 나는 출근을 했다.

사무실에 도착하니까 정수기 생수통이 잔뜩 와있었다.

'에휴... 오늘은 하루 종일 막노동이네...'

나는 또다시 낑낑거리며 생수통을 전부 사무실로 옮겨놓았다.

항상 내가 먼저 오니까 이런 일은 내가 하는 편이다.

 

그리고 사무실 자리에 도착하니까 뭔가 이것저것 잡동사니들이 보였다.

내가 작업하는데 필요한 모니터 받침대와 노트북 쿨러를 사놓으셨나 보다.

그래서 나는 포장지를 뜯고 자리를 세팅하였다.

평소에 모니터가 우측에 배치되어 있어 고개를 돌려야 해서 목이 아팠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다만, 노트북 화면이 모니터 화면을 가리기는 하지만,

그래도 일 하는 데에 지장은 없어서 만족스러웠다.

 

나는 컴퓨터를 세팅하고 오전에 해야 할 일에 대한 목록들을 확인하였다.

메신저에는 어제 재택근무를 하면서 보내셨던 지시사항 외에는

따로 올라온 지시사항은 없었다.

그래서 나는 수정사항 목록들을 확인하였다.

'후... 아직도 할 일이 태산이구나...'

나는 문서를 열어두고 수정사항들을 체크하며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사무실에 아무도 없기에, 역시나 애니 노래를 들으며 작업을 하였다.

 

그렇게 열심히 일을 하다 보니까 어느덧 점심시간이 되었다.

밖으로 나오니까 아까보다는 꽤나 쌀쌀해졌다.

어차피 나는 늘 패딩을 입고 다녀서 그런지 몸은 그럭저럭 따뜻했지만,

문제는 장갑을 끼고 나오지 않아서 손이 시렸다.

애초에 장갑도 없기도 하고 말이다.

나는 편의점에 가서 도시락과 인스턴트식품 몇 가지를 구매하였다.

그리고 집으로 도착해서 레인지에 빠르게 데운 후,

점심을 정신없이 쿰척쿰척 해치웠다.

 

식사를 마치고 나온 나는 다시 사무실로 들어갔다.

그런데 사무실 문이 열려있었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대표님께서 도착하셨다.

"흔찐씨, 하이~ 점심 먹고 온 거죠?"

"앗, 네... 대표님 안녕하십니까..."

 

그리고 대표님께서 월드컵 이야기를 꺼내셨다.

"아오, 짜증 나... 흔찐씨, 축구 보셨나요?"

"아뇨... 저는 축구에 관심도 없고, 애초에 집에 TV도 없어서..."

"이번에 한국이 떨어졌는데, 일본은 올라가서 너무 짜증 나네요."

아무래도 대표님 세대가 반일감정이 남아있는 세대라서 그러신 것 같다.

나는 대답했다.

"이런 말씀드리면 욕하실 수도 있지만...

저는 딱히 누가 이기든 상관이 없어요...

제가 스포츠 토토를 하는 사람도 아니기도 하고,

좋아하는 선수나 팬심도 없어서..."

이에 대표님은 웃으시며 말씀하셨다.

"에이, 그런 걸로 누가 욕하나요...

당연히 그럴 수도 있죠, 사람마다 다르니까요."

이에 나는 내심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대표님께서 현재 진행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고 하셨다.

현재까지 진행된 프로젝트를 살펴보고 검토하였다.

나는 문제가 생긴 부분과 이슈들을 따로 정리하였고,

업무용 메신저를 통해 자료를 업로드해서 보고하였다.

대표님께서 말씀하셨다.

"흔찐씨, 저는 바로 외근을 가봐야 할 것 같아요.

오늘도 파이팅하세요!"

"예, 대표님... 고생하셨습니다..."

그렇게 나는 다시 작업에 열중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조금 흐르고...

이사님께서 출근하셨다.

그리고 이사님께서 나에게 물으셨다.

"흔찐씨, 혹시 12월 말에 시간 있으신가요?"

"네...? 아, 예... 딱히 스케줄 같은 건 없습니다..."

"저희 이번에 송년회 하려고 하는데,

12월 말에 날짜 잡으면 될까요?"

나는 알겠다고 대답했지만, 속으로는 불안했다.

회식하는 게 내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사님께서 나의 생각을 읽으시라도 한 건지 모르겠으나,

곧바로 이렇게 대답하셨다.

"12월 말에... 점심시간에 송년회 하는 걸로 할게요~

흔찐씨, 혹시 회 좋아하시나요?"

"에...? 네...! 엄청 좋아해요... 헤헤..."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점심시간이라면 점심만 먹고 퇴근할 수 있다는 뜻이니까 말이다.

게다가 내가 다니는 회사에는 술 먹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기 때문에

회식을 2차, 3차까지 하는 일이 없어서 정말 다행이다.

 

그렇게 나는 오랜만에 회를 먹을 생각에 기쁨에 젖었다.

'회 먹어본 지 얼마나 됐었던가... 정말 오래된 것 같은데...'

하지만 작업할 내역들이 눈에 들어온 순간 그 기쁨도 오래가지 않았다.

'그것보다도 이 작업들은 언제 끝낼 수 있을까...'

나는 한숨을 내쉬며 다시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덧 퇴근할 시간이 되었다.

나는 오늘 진행했던 업무를 보고하였다.

밖으로 나오니 아까보다도 더 쌀쌀해졌다.

'큰일이다... 이제 정말 본격적으로 추워지려고 하나보다...'

난방비가 상당히 많이 나왔다.

대략 31,080원 정도 나온 것 같다.

물론 감기에 걸리는 것보다는 낫지만,

그럼에도 난방비가 많이 나오는 것 때문에 부담스럽다.

'전기랑 난방비가 무료면 정말 좋을 텐데...'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 공짜는 없는 법.

집에 도착한 나는 눈물을 머금으며 오늘도 떨리는 손으로 난방을 켰다.

감기에 걸리면 돈이 더 나가니까 말이다...

 

그나저나 찐따인 내가 송년회라니...

난생처음 해보는 송년회라서 갑자기 떨리기 시작한다.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아무래도 입사한 지 얼마 안 되었기 때문에 말을 거실 것 같은데...

뭔가 면접 보러 갔을 때와 비슷한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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