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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따, 지독한 월요병에 시달리다.

펭찐 2022. 11. 2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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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같은 주말이 지나갔다.

평일에는 시간이 더럽게 안 지나가는데,

주말은 시간이 더럽게 빨리 지나가버린다.

 

주말에는 정말 하루 종일 잠만 잔 것 같다.

불금... 그러니까 금요일에는 밤을 새워서 계속 밀린 애니를 봤다.

봐야 할 애니들이 너무 많아서 밤을 지새워도 끝이 없었다.

그래서 아마 내 기억에는 오전 8시였나, 오전 9시 즈음이었나...

금요일이 지나고 토요일이 되어서야 잠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토요일에는 오후 4시에 일어났다.

눈을 뜨니까 어느덧 저녁 시간이 다되어버렸다.

'아... 진짜 하루 종일 잠으로 시간을 다 때워버렸네...'

그래서 토요일에는 굉장히 피곤해서 비몽사몽 했던 것 같다.

밥을 대충 챙겨 먹고는 곧바로 애니와 유튜브를

잠들기 전까지 봤던 부분부터 다시 이어서 보기 시작했다.

 

업무용 메신저가 날아와있었다.

프로젝트에서 수정해야 할 사항들을 정리해둔 문서였다.

갑자기 욱하기 시작했다.

'주말인데... 아니, 주말인데...'

사실, 메신저를 안 보면 그만이다.

안 본다고 뭐라고 하는 사람 한 명도 없고,

주말이니까 일하지 않아도 된다.

단지 그 시간에 일을 하는 사람이 있으니까

업무용 메신저에 이를 통보한 것뿐이다.

 

그러나 이런 별것 아닌 것에도 계속 신경이 쓰인다.

나의 거지 같은 성격 때문에 그렇다.

또다시 워커홀릭에 빠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대가리 비우고 애니나 보고 싶은데,

뜬금없이 이런 메신저를 봐버리면,

나도 모르게 자꾸만 일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주말에 뮤트 상태로 바꿔놓지 않은 나의 잘못이다.

 

그리고 곧이어서 마음이 굉장히 심란해지기 시작했다.

잊을만하면 또 시작이다.

알 수 없는 고독감에 휩싸여서 정신이 혼미해졌다.

마음이 심란해지면서 계속 우울해졌다.

'주말은... 가족이랑 같이 보내고 싶었는데...'

그렇게 고독한 마음을 달래며 애니를 보면서 버텼다.

쉬는 날인데도 쉬는 날 같지가 않았다.

 

토요일이 지나고 어느덧 일요일.

금요일 때와 똑같이 밤을 지새웠다.

언제 잠들었는지도 정확하게 기억이 나질 않지만,

일어난 시각은 대충 오후 3시였던 것으로 기억난다.

중간에 한번 깨어나긴 했지만, 피곤해서 다시 잠들었다.

 

'월요일에 할 일들이 산더미인데...

그냥 오늘 다 해버리고 월요일에 쉴까...'

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결국 하기 싫은 것은 마찬가지였다.

때려죽여도 하기 싫었다.

그래서 나는 일을 하지 않았다.

일 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전부 다 하기가 싫어졌다.

 

나는 잠시 밖으로 나왔다.

눈길이 안 가서 잘 몰랐었는데,

자세히 보니까 우편함에 전기세 납부 영수증이 걸려있었다.

'전기세는... 얼마나 나왔을까...'

솔직히 혼자 사는데 그렇게 많이 나오진 않았겠지 싶었다.

그러나 납부금액을 확인한 나는 입이 떡 벌어졌다.

'어...? 18,900원이라고...??'

전기 쓴 적도 별로 없는데 왜 이렇게 많이 나왔는지 모르겠다.

끽해봐야 냉장고와 전자레인지를 돌리는 게 전부인데...

컴퓨터도 자주 하지 않아서 거의 항상 꺼놓는 편이고...

 

전기세가 이렇게 많이 나왔는데...

대체 도시가스는 얼마나 납부해야 할지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

감기에 걸리지 않으려고 난방을 오래 켜 두었는데,

요금폭탄을 맞을 것 같아서 두려워졌다.

 

전기세를 다시 한번 확인해보니까

TV 수신료가 같이 붙어있었다.

'집에 TV도 없는데 무슨 TV 수신료야...

게다가 요즘에 누가 TV를 보나...'

월요일에 연락을 해서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았다.

수신료 차단을 하면 약 1,800원은 차감된다.

그래 봤자 납부해야 하는 금액은 많지만...

애초에 집에 TV도 없고, 보고 있지도 않는 TV를

수신료 납부를 하라는 게 말도 안 되기 때문에...

일단 전화로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았다.

 

머리가 지끈해지기 시작한 나는 샤워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저녁이 될 무렵, 가볍게 샤워를 하고 나왔다.

샤워를 했으니까 잠이 잘 오겠지 싶었다.

그래서 오전 1시 30분 즈음이나 오전 3시 사이에 잠들 생각이었다.

그러나 역시 뜻대로 되는 법이 없었다.

눈은 멀뚱멀뚱해졌고, 시간이 흐를수록 정신은 맑아졌다.

생활 패턴이 이래서야 도저히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다 보니 월요일이 찾아왔다.

'일... 그만둘까...'

일 하기가 정말로 싫었다.

어차피 재택근무라서 좀 늦게 일을 시작해도 상관은 없었다.

그럼에도 그저 일을 하기가 너무 싫었다.

일을 하는 게 즐겁지도 않고, 보람이 느껴지지가 않는다.

하나를 해결하면 또 다른 하나가 계속 문제가 생긴다.

이 빌어먹을 디자인만 아니었다면 진작 끝났을 프로젝트.

망할 디자인 때문에 계속 질질 끌리고 있다.

 

외주를 맡겼던 퍼블리셔가 한두 명이 아니라서 그렇다.

처음 외주를 맡겼던 퍼블리셔 한 명이 못하겠다고 중간에 빠져버렸다.

그래서 대표님께서는 별 수 없이 다른 사람을 구했고,

시간이 촉박해지니까 또 다른 한 사람을 구했다.

그러다 보니 코드들이 아주 뒤엉키고 엉망이었다.

코드들이 제각각에다가 통일되어있지도 않는다.

그래서 작업을 할 때마다 정말 꼴 도보기가 싫다.

 

또 다른 프로젝트도 결국 디자인을 해야 할 텐데,

그래서 나는 일을 그만두고 싶었다.

그만둔다고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말을 하지 못했다.

저번처럼 똑같은 꼴이 날까 봐 그렇다.

나는 한숨을 계속 내쉬며 작업을 이어나갔다.

 

수정사항을 정리한 문서를 열어서 살펴보았다.

수정해야 할 사항들이 너무 많아서 짜증이 치솟았다.

98%는 죄다 디자인 때문에 그렇다.

PC웹에서는 잘 나오는데, 모바일에서는 이상하게 나온다거나,

스크립트가 꼬여서 아주 그냥 개같이 나온다거나...

에디터를 열었지만, 꼴도 보기 싫었다.

내가 지금 뭐 하고 있는 건가 싶은 마음이 들었다.

 

울며 겨자 먹기로 나는 작업을 했다.

최대한 해결하기 쉬운 부분부터 먼저 작업을 해놓았다.

밤을 지새워서 그런지, 일 자체가 짜증 나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짜증이 스노볼처럼 굴러가기 시작했다.

'에휴... 때려치우자 그냥... 잠이나 자자...'

그렇게 나는 오후 1시에 이부자리에 누워서 잠을 자려고 했다.

 

오후 3시경.

갑자기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대표님이셨다.

나는 급하게 전화를 받았고,

대표님께서 프로젝트에 대한 퍼블리싱 자료를

퍼블리셔에게 수정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이야기하셨다.

그놈의 지독한 디자인 작업...

'저... 여기까지만 하고 그만둘게요...'

라고 말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으나,

나는 일단 알겠다고 대답했다.

 

결국 수정한 자료를 받고 난 후에

또다시 코드를 나누고 쪼개고 프로젝트에 적용시키는 작업을 해야 한다.

정말 번거롭고 비효율적이지 않을 수가 없다.

또다시 짜증이 솟구쳤지만, 한숨 자고 나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아까보다는 많이 가라앉은 느낌이었다.

 

어쩔 수 없이 나는 한숨을 내쉬며

아까 하다만 작업을 추가적으로 더 해놓은 다음,

회사 깃허브(GitHub) 그룹 저장소에 업로드하였다.

수정한 내역들은 많지만, 일부에 지나지 않아서 또다시 짜증이 났다.

'그냥... 일이고 뭐고... 그저 죽고 싶다.'

계속 죽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월급은 다음 달 초에 나온다.

비록 수습이라 박봉이긴 해도,

그만두더라도 월급은 타놓고 그만두어야 한다.

매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가시질 않는다.

대표님께 때려치우고 싶다고 이야기하고 싶지만,

좀처럼 말이 나오지 않는다.

저번에도 그만둔다고 이야기했을 때처럼

난감한 상황이 될까 봐 그런 부분도 있기도 하고,

여기보다 더 근무환경이 좋은 곳은 없다고 느껴져서 그렇다.

근무환경도 그렇고 일하는 사람들 모두 괜찮기 때문에...

여기보다 더 괜찮은 직장을 다시 찾을 엄두도 안 난다.

 

이토록 여건이 좋은데도 일하기가 힘든데,

다른 곳은 얼마나 더 지옥일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어차피 여기보다 더 나은 곳으로 취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그만두고 차라리 죽는 게 나을까 생각도 든다.

찐따의 나약하고도 게으르고 나태한 생각이다.

혹은, 지독한 월요병에 걸린 건가 싶기도 하다.

오늘 하루 종일 '퇴사 마렵네...' 생각밖에 안 한 것 같다.

중간에 농땡이를 피우며 재택근무를 하는데도 말이다.

이것은 그저 내가 찐따라서 답이 없는 것 같다.

 

이렇게 또다시 한 주가 시작되었다.

멘탈이 나가서 지금처럼 일기를 쓰며 농땡이를 피우고 있다.

조금 있다가 퇴근 시간에 맞춰서 업무 보고를 해야 할 것 같다.

주말에는 시간이 왜 이렇게 빨리 지나가고,

평일은 시간이 왜 이렇게 안 지나갈까.

달콤한 휴일에 젖어 생겨버린...

지독한 월요병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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