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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다.
금방이라도 빙설이 사뿐하게 창살을 맞이할 것만 같다.
하지만 이 추위가 단순히 계절에 의한 추위에 불과한 것인지
아니면 고독에서 비롯된 심리가 만들어낸 추위인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식음을 취하고자 하는 마음마저 전폐하게 되고
꿈을 꾸는 것 마저 관심이 없어진다.
무언가를 얻을수록 아련함인지 고통인지도 모를 추억이 호객행위를 한다.
기억을 떠올리고 싶지 않기에
내가 건낼 수 있는 그 모든 것을
추억에게 팁으로써 건네준 뒤 떠나고 싶다.
탐하고자 하는 그 모든 것은 결국엔 미련이라고 여기게 된다면,
놓아버리면 외롭지만 홀로 지새는 밤이
이제는 익숙해져 편해지고
떠나버리면 고요하지만
홀로 걷는 이 길가도 익숙해져 편하다.
달을 벗으로 여기고 그림자를 맞이하여
말없이 술잔을 기울이던 시인도 있었는데
같은 달을 바라봐도 벗으로 여겨지지 않는 건
마음가짐의 오류를 범하는 것인가?
홀로 남는다는 것은 과거와 절교하고 등을 돌리는 것과 같지 않을까, 어쩌면.
고로 내게 문제될 것이 없으리라.
찐따는, 시인이 바라봤던 같은 달을 보아도
그저 마음가짐의 오류를 범할 뿐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백해무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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