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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따의 기록 보관소/찐따의 생각과 일기

찐따는 논할 수 없다

펭찐 2020. 10. 23.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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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군 유선. 그리고 어린 군주를 보필하던 승상 제갈량.

정치적 계략에 어머니를 여읜 조예. 그리고 그를 보필하며 작두 위를 걷던 사마의.

 

나라를 집어 삼키며 권세를 뒤흔들 수 있을 만큼 실권을 쥐고 있었지만

충의와 대의명분을 위해 끝까지 군주만을 섬기며 제 몸을 아끼지 않은 제갈량.

살벌한 정치판 위에서 사마가문의 위상과 안녕을 지키며 끝까지 살아남기 위해

모든 굴욕과 치욕을 끌어안고 인내심이 무엇인가를 몸소 보여준 사마의.

 

영웅 혹은 악인, 어쩌면 그 무엇도 아닐 수도 있는 결말은

인의와 대의명분을 위한 계략과 전술은 하늘이 돕지 않았고,

주군을 향한 충성심은 칼날이 되어 피를 묻히니 결국 정의가 되었다.

그리고 이 싸움의 승자는, 아무도 없었다.

 

백 년 동안 지속되던 난세는 모든 이들의 피와 살을 태워버렸고

영웅이라는 이름 뒤에 악인이라는 다른 이름이 숨어있었다.

그리고 이 지독했던 난세의 승자는 아무도 없었다.

 

천하를 평정하기 위한 수많은 이들의 노력과 희생,

그렇게 얻어진 현생의 부귀영화와 권세 따위는 결국

죽어서도 가지고 갈 수 있는 것이 아니었고,

남은 건 고인이 된 후 이름과 불확실한 일화뿐.

그래서 무의미하다.

 

시대를 관통하는 절대적 진리는 단순하고 간결한 법.

고인이 되면 그 무엇도 필요 없다.

존재하여 자연의 시스템에 속박된 순간부터 누구에게나 평등할 수는 없지만

속박에서 벗어나는 순간 평등을 논할 필요도 없을 만큼 평등해지기 마련.

 

찐따는 스스로 변화시키고 싶었고, 그렇게 바뀐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싶었다.

과거를 묻지 않고 부정하며 시스템에 적응하고자 했다.

스스로를 위한 필사적인 계략과 전술은 재능이 돕지 않았고,

증오와 분노는 칼날이 되어 자신을 향해 있었으니

찐따는, 관계의 원칙을 논할 수 없다.

그리고 승자는 마찬가지로 그 누구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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