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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따의 기록 보관소/찐따의 생각과 일기

당분간 다른 블로그에서 활동하고자 한다.

펭찐 2021. 7. 7.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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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법이다.

하지만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강제로 파문당하는 경우도 존재하는 법.

 

강제적 격리 생활을 하고 있는 시간이 벌써 2개월이 넘었다.

그저 다른 곳으로 멀리 떠나고 싶지만, 그럴 수 있는 능력조차 남아있지 않다.

현재의 시국과 전체적인 사회의 분위기상 사람을 믿을 수 없는 구조이다.

물론, 과거에도 항상 처맞고 살아왔기 때문에 사람을 잘 믿지 못했지만 말이다.

그래서 밖에서 누군가와 만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불안하고, 모험적이다.

나 같은 사람은 더 이상 갈 곳이 없다.

 

내 능력껏 병신 짓 그만둘 수 있었다면 진작 그만두었을 것이다.

나에게는 그럴 능력도 없고,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도 있지 않던가.

세상에는 변할 수 있는 사람이 있고, 변할 수 없는 사람이 있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나는 후자에 속하는 유형의 사람이다. 변할 수 있었다면 진작 변했을 것이다.

앞서 말했듯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법이기 때문에

당연히 사람들은 이런 나를 떠나갔고, 현재 나의 주위에는 아무도 남아있지 않다.

 

이제는 누가 봐도 잘생기고 잘난 사람이 당당하게 "찐따"라고 자기소개를 하는 세상이다.

그래서 내 정체성마저 흔들리기 시작했다.

나라는 놈을 더 이상 표현할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그렇다고 이러한 현상을 마냥 사회의 탓으로 돌릴 수도 없다.

다수가 그렇다고 하고, 그것이 옳다고 하는 이상 그것이 곧 정의다.

대한민국은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국가이니까.

비꼬는 게 아니라 진실된 마음으로 이야기한 것이다.

좋든 싫든 문명사회에 귀속되어있는 존재인 이상, 정의를 피할 수는 없으니까.

그렇다면 나는 찐따가 아닌 것인가? 나는 이제 그것도 모르겠다.

학창 시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작자들이 나라는 존재에게

'아... 저 찐따새끼 진짜'라는 말을 수도 없이 해왔었고,

나는 그것을 당연시 여기며 살아왔는데,

이제 와서 아니라고 표현하는 것도 마치 일각이 여삼추인 것처럼 보인다.

 

'찐따'라는 대명사가 참으로 많이 미화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찐따미화는 단순한 드립으로 시작해서 드립으로 끝날 줄 알았다.

그래서 언젠가 슬슬 떡밥이 좀 식으리라 생각했건만,

내 예상과는 달리 현 상황은 전혀 그렇지 않고 있다.

이 정상적이지 않은 현상은 어느 시점부터 단순한 드립을 넘었다고 생각한다.

하나의 프로파간다로 시작해서 불분명한 이데올로기의 한 부분으로 자리매김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은 '찐따'의 개념과 정의조차 바꿔버렸다.

약자천하(弱者天下).

아무리 현재 대한민국 사회가 약자 최강의 시대라고는 하지만, 도를 넘었다.

이 블로그에서도 수차례 설명했듯, 그리고 나의 소개를 통해 언급하였듯 '찐따 = 약자'가 아니다.

그냥 무능하고 스스로 병신 짓하는 사람을 일컫기 위해 사용하는 멸칭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사회 분위기상 약자가 유리하기에 약자 코스프레를 하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알겠으나,

그런데 왜 하필 애꿎은 '찐따'라는 멸칭에 약자 프레임을 뒤집어 씌우려는지 모르겠다.

어떻게 학창 시절에 찐따였다고 하는 사람의 비율이 체감상 99퍼센트가 넘어가나.

대한민국이 이토록 찐따천국이었나.

적어도 나의 경험에 비추어 봤을 때 인싸들의 비율이 훨씬 더 많았던 것 같은데 말이다.

 

나는 이제 철학에 대해 논하는 것조차 무의미해졌다고 생각한다.

앞에서 열심히 '찐따'라는 멸칭에 대해서 내가 느끼는 바를 허심탄회하게 설명했으니,

중이 절을 떠나는 이유와 명분에 대해서 인과관계가 얼추 맺어졌으리라 여긴다.

경제적 기반이 무너지면 언제든 나는 스스로 세상을 떠날 준비가 되어있다.

충분한 생체실험을 마쳤고, 사후계획까지 더블체크 해서 모두 마쳤다.

경제적 기반이 무너지기 전까지 당분간 다른 블로그로 활동하고자 한다.

인간의 유일한 무기는 문자. 즉, 기록을 하는 존재이다.

죽기 전, 마지막 기록을 하기 위해 잠시 절을 떠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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