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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따의 또다른 악몽

펭찐 2020. 11. 20.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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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돌아오는 길.

잠시 얕은 잠에 빠져서 꿈을 꾸었다.

한동안 꾸지 않았던 그 꿈이 나왔다.

여전히 시끌벅적하고 혼자만 소외되어있는 그 공간.

주변 사람들은 교복을 입고 있었다.

학교. 또 그 꿈이었다.

 

누군가가 발로 내 다리를 툭툭 치면서 시비를 걸었다.

"이 새끼 안 일어나네. 진짜 조져버리고 싶다."

내가 다쳐서 병원에 다니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오히려 더 괴롭힐 것이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멀쩡한 척하면서 일어나 보려고 했지만

통증 때문에 좀처럼 쉽게 일어날 수가 없었다.

그들은 나에게 정신적으로 계속 모욕감을 주면서

다리를 계속 발로 차고 있었고,

나는 이를 악물고 버텨내고 있었다.

 

정신없이 버티고 있는 나를 괴롭히는 것이 질렸는지

그들은 그냥 PC방에나 가서 놀자고 하며 떠났다.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려보니 나 혼자 남아 있었다.

나는 교복이 아닌 환자복을 입고 있었고

뒤쪽에 병원이 있어서 나는 자연스럽게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 안에 무슨 PC방이 있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었지만

뭐, 그 정도 수준의 개꿈이니까.

 

PC방이 병원 지하에 있던 탓에

나는 그들을 또 마주칠 수밖에 없었다.

진료예약도 할 틈도 없이 그들을 피해 다니기 바빴다.

나는 이리저리 다리를 절뚝거리면서 도망 다니다가

어느덧 병원 옥상까지 오게 되었다.

다행히 그들은 쫓아오지 않았던 모양이다.

 

하지만 언제든 다시 쫓아올 거라는 공포감에 휩싸였고

통증도 심해서 더는 움직일 기운도 남아있지 않았다.

나는 구석진 곳에 주저앉은 채로 한숨을 내쉬었고

추운 바람을 얇은 환자복에 의지하며 떨기 시작했다.

 

그리고 문뜩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

내 친구, 그 소녀는 어디에 있을까.

뭐 하고 있는지 연락이라도 해보고 싶다.

이 생각이 스치듯 지나갔는데, 그때 정신이 들았다.

'아, 나 지금 꿈꾸고 있구나.'

결국 악몽이 또다시 시작된 것인가.

그래도 다행이다. 꿈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서.

그렇게 두 팔에 힘을 꽉 쥐면서 눈을 떴다.

 

예전과는 달리 친구가 있기에 악몽도 이겨낼 수 있었다.

하지만 더 이상 학교가 나오는 꿈을 꾸는 것은 싫다.

정말, 너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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