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그녀에게 까이고, 어제 하루 종일 멘붕 상태였다.
이것을 실연이라고 해야 할지, 단순히 까였다고 해야 할지...
용어 선택에 있어 참으로 헷갈리기 시작한다.
뭐, 아무래도 사귀기 전 단계라서 까였다고 표현하는 게 맞는 것 같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음에도 이 정도라니...
사실, 까인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내가 아주 어렸던 초등학생 시절,
좋아하던 여자애한테 고백을 했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때 의도치 않게 요즘 흔히 말하는 <고백 공격>이 되어버렸으니...
... 별로 좋지 않은 기억이다.
게다가 한번 까인 것이 아니라, 같은 애한테 두 번이나 까였으니까 말이다.
그때에 비하면 사정이 좀 낫긴 하겠다...
그때 당시, 고백을 했었을 때 여자애가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기억이 날 정도다.
벌레 보는듯한... 괘씸하다는 표정이었다.
그러고 나서 그 여자애는 곧바로 울음을 터뜨렸고,
주변에 있던 여자애들이 그 여자애를 달래면서
나를 인간 말종 취급하는 시선으로 바라보았으니까...
그러고 나서 나는 마음의 상처를 입고 풀이 죽어있는 상태였는데,
그 여자애가 나에게 찾아와서 곧바로 또다시 까였다.
아직도 그 여자애가 했던 말이 기억난다.
"너 같은 애를 누가 좋아한다고!"
아... 세월이 이만큼 흘렀는데도 그 여자애의 말이 맞는 것 같다.
과연 누가 이 찐따 같은 놈을 좋아하겠다는 말인가.
옛날 생각이 나면서 우울함에 잠기다가,
이내 곧 현자모드가 되었다.
'그래, 나는 곧 죽을 몸.
더 이상 속세에 미련을 남기면 안 되는 것임을...
나 스스로가 아주 잘 알고 있지 않았던가.'
나에게 찬란한 미래란 없다.
이것은 그저 시작에 불과할 뿐.
내 앞으로 또 어떤 시련이 닥쳐올지 모르겠다.
한편으로는 두렵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마음이 편해진다.
두려움이 느껴지는 이유란, 불행을 좋아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게다가 신이 아닌 이상은 그 불행이 어떤 불행인지도 알지 못하는 상태다.
마음이 편해진 이유란, 어차피 죽을 몸이라서 그렇다.
하나둘씩 미련이 사라져 훗날 죽는데 망설임이 없어질 것이다.
이 찐따가 지금껏 겪어왔던 모든 일들은,
훗날의 선택을 위한 연장선이었음을...
하루하루가 지날 때마다 나를 일깨워주면서 깨닫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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