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각은 꽤나 유용하고 편리한 것이다. 시간이 흐르고 세월이 흐르며 자연스럽게 잊는다. 과거 나에게 주어졌던 아픔과 슬픔, 힘들었던 시련, 후회, 절망, 좌절. 그러한 것들을 잊게 해 주며 정신적 치유를 해주는 좋은 약이 되곤 한다. 하지만 좋은 추억들과 소중한 것들을 무심코 지나치도록 만들곤 한다. 그래서 잘 모르겠다. 오늘도 여전히 밖을 산책하며 생각에 잠겼다. 하루하루가 마냥 만족스럽기만 하다. 힘들었던 과거는 내면의 깊숙한 곳에 묻어두었고, 자연스레 망각하였다. 덧없이 드넓은 세상과 한없이 작기만 한 나만의 세계를 비교하게 되면 그 어마어마한 스케일에 압도되어 나는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그러므로 과거 내가 노력하지 않았던 부족했던 부분들을 채워나가기로 스스로 결심한다. 이렇게 생각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