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일을 그만둔 지도 벌써 4개월이 다되어간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갈피를 잡지 못한 채 방황하고 있다. 방 안에만 틀어박혀 예전과 다를 바 없이 나는 세상과 단절되고 고립되어 지내고 있다. 항상 드넓은 대자연을 생각한다. 혼란스러운 도시를 떠나 아름다운 자연 속을 거닐고 싶다. 그러나 자본이 지배하여 무주공산이 없는 이 땅에 여전히 찐따인 나에게는 갈 곳이 없는 듯하다. 가 진행된 지 오래된 것 같다. 심리학에 사용되는 용어인 그 '신체화'다. 피폐해진 정신은 육신을 갉아먹기 시작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신체를 통해 서서히 드러났다. 때문에 정신뿐만 아니라 육신도 온전하지 않다. 몸상태가 안 좋아져서 병원에 찾아갔고, 나는 눈치를 살피며 피검사를 받았다. 그래서 먹어야 할 약이 늘어났다.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