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뮤니티가 노잼이 된 지는 오래되었다고 생각한다.
아마 노잼화가 급속도로 진행된 것은 2019년도 중순부터 가속화되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내가 그동안 커뮤니티를 하고 있는 이유는 '친구가 없기 때문에 할 게 없어서'였다.
커뮤니티가 노잼이 된 것인지, 아니면 내가 노잼이 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애초에 노잼이라서 후자는 아닌 것 같다.
결론은 커뮤니티가 노잼이 되었거나, 내가 나이를 먹어서 흥미가 없어졌거나 둘 중 하나인 것 같다.
그래서인지 국내 커뮤니티는 잘 안 보게 되고 레딧(Reddit)을 위주로 들어가서 보게 된다.
정보량의 차이도 있고, 국내 커뮤니티처럼 게시판 형식이 아니라 낚시성 글들이 적어서 그런지는 모르겠다.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예전부터 늘 느껴왔던 계속 우려먹는 '정치밈'에 너무 지쳐버렸다.
2008년도 무렵, 옛날에는 웃긴대학, 속칭 '웃대'라는 커뮤니티가 가장 규모가 컸었다.
그래서 이때 당시에만 해도 '어느 인터넷 커뮤니티'라고 하면 '웃대'를 지칭하는 말로 통할 정도였다.
그러나 내가 당시에 가장 큰 규모의 커뮤니티였던 '웃대'를 하지 않았던 궁극적인 이유는
지나칠 정도로 친목질을 했던 네임드 유저들, 그리고 이때 역시
커뮤니티에서 계속해서 울궈먹는 지겨운 '정치밈' 때문이었다.
억지 감동, 억지 유머 코드 때문에 정작 재밌는 글들을 못 보기 때문이다.
그동안 내가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본 사람도 아니고, 댓글조차 달아본 사람도 아니기 때문에
이에 대해 뭐라 할 처지는 아니라는 것 또한 잘 알고는 있다.
그러나 솔직히 나는 정치에 별 관심도 없고 재미도, 흥미도 없는 건 어쩔 수 없다.
때문에 나는 삼국지를 좋아하지만, 정사 삼국지보다는 허구의 연의를 좋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치쟁이들이 나와서 내정하는 장면보다 장수들끼리 힘겨루기하고 일기토하는 장면이 더 재밌으니까.
그렇다고 해서 정사 삼국지를 아예 안 좋아한다기 보다는,
아무래도 정사보단 연의가 더 재미있다는 뜻이다.
지금은 인터넷 분위기가 우파성향이 짙지만,
이때 당시에 인터넷 좀만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알 테지만
이 당시 인터넷 분위기는 좌파성향이 매우 짙었다.
요즘은 노무현 합성사진 올려놓고 낄낄거리는 시대라면,
이때는 이명박 합성사진 올려놓고 낄낄거리던 시대였다.
좌우를 불문하고 정치 커뮤니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정치글을 남발해서 추천수를 받고
그로 인해서 진짜 재밌는 글들이 묻혀버리는 데에 진작부터 염증을 느끼고 있었다.
시간이 좀 지나고 '오유'와 '일베'의 등장으로 정치 드립을 치던 이용자들 대다수가 이쪽으로 몰려가서
합필갤 몰락의 시작과 함께 디시 이용자 수가 줄어든 만큼 자체적으로 글 리젠수가 많이 줄어들었다.
그 덕분에 정치성 글들도 함께 "조금이나마" 줄어드는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이 역시 저 커뮤니티들이 언젠가 망하게 된다면
다시금 저쪽에 있던 정치쟁이들이 디시로 복귀한다는 것을 시사하는 바였고,
역시나 저 두 커뮤니티가 망한 현재, 예상대로 디시에 이들이 다시금 복귀해서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나타난 현상이 바로 '실베 고로시'라는 현상이다.
이 '실베'의 존재 때문에 카연갤에서 연재하던 소위 '만신'들 대다수가
소위 '고로시'를 당한 후 정신적인 데미지를 입고 나서 카연갤을 떠나버렸다.
이러한 현상이 가속화된 시점이 앞서 말했듯이 나는 2019년도 즈음이라고 보고 있다.
'근첩'이라는 단어의 남발로 인해 진짜로 루리웹에서 넘어와서 분탕질을 하는
소위 '혼모노 근첩'들을 색출해내는 데에도 이미 매우 어려워진 상황이 된지도 꽤 되었다.
디시의 커뮤니티 특성상 어쩔 수 없는 현상이지만, 2018년도 이후로 이러한 일들이 매우 비일비재해졌다.
이러한 촌극이 벌어진 이후 극에 달했던, 가장 심했던 때가 바로 2019년도 중순부터다.
그 전에는 그나마 변방갤에서 올라온 몇몇 개념글이라도 많이 섞여있지만,
이때를 기점으로 모든 개념글이 전부 야갤발 정치글들로 도배되었다.
대국민적인 이벤트인 선거철에는 아무래도 선거철이니까... 백번 양보해서 그럴 수 있다고 쳐도
문제는 저때가 무슨 선거철도 아니었다는 데에 있다.
2020년부터 유튜브에서 활동했던 '아이템의 인벤토리' 때문이라고 지적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나 역시도 그 점에서는 동의한다.
왜냐하면 디시내에 나름 청정구역이었던 식물갤 테러가 눈에 띄게 늘어났던 시기가
바로 2020년에 유튜브에 올라왔던 식물갤 소개 영상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디시 내부에서는 2019년도부터 노잼글이 수시로, 빈번히 올라왔었고
'혼모노 근첩'들이 가장 활발하게 분탕을 치던 시기도 약 2018년도부터였으니,
슬슬 "본격적인" 커뮤니티 노잼화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었고,
이러한 상황에서 기폭제 역할을 한 게 '아이템의 인벤토리'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커뮤니티 노잼화를 걱정하고 재밌는 개념글들이 묻히는 것에 대해서는
이미 예전부터 문제를 제기했던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이 근첩으로 몰리거나 디부심, 텃세를 부린다는 이유로 묵살되었다.
당연히 디시에 커뮤니티 부심 갖고 꼰대질 하면서 텃세 부리는 것만큼 정말 의미 없는 짓거리도 없다.
그렇다고 해서 무지성으로 이들을 매도하는 이들 역시도 억지로 '디시스러움'을 강요하면서
"츄라이 츄라이"하는 것 역시 썩 유쾌해 보이지는 않는다.
정치... 물론 다른 사람들에게는 중요하긴 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뭔가 잃을 것이 있는 사람에게나 해당되는 사항이다.
나는 집안 형편이 금수저도 아니고, 학창 시절부터 계속 찐따새끼라 친구도 없어서 잃을 게 딱히 없다.
어떤 정권이 어떤 정치를 하든지 나랑 별 상관도 없다.
누가 정치를 하든 결국 나는 찐따새끼라서 도태되는 입장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론은 국내 커뮤니티는 디시 힛갤이나 잠깐 보고 마는 수준이다.
비록 찐따같은 인생이지만, 그럼에도 지금 현생에 더 집중을 해야 하기도 하고
나야 뭐, 안 그래도 이미 디시 내에서는 '틀딱' 취급받는 나이라서 접을 시기가 온 것 같아
언젠간 떠나야 할 몸이었다.
레딧으로 옮겨가서 간간히 눈팅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십 년 넘도록 해온 커뮤니티라서 안타까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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